이달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새로운 AI 산업 콘퍼런스 'HumanX'에서 AI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인 3개 벤처캐피털(VC) 대표들과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참여한 VC는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 베인 캐피털 벤처스(Bain Capital Ventures), 프라이머리 벤처 파트너스(Primary Venture Partners)로, 이들의 2024년 신규 투자 포트폴리오 중 80~90%가 AI 관련 기업이었다.
이번 논의에서 AI 기술이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미치는 영향과 위험 요소, 그리고 시장 경쟁력 확보 전략 등이 주요 화두였다. 클라이너 퍼킨스의 리 마리 브래즈웰(Leigh Marie Braswell)은 "AI는 기존 기술 혁신과 달리 예상하기 어렵고 복잡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와 개별 소비자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AI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베인 캐피털 벤처스의 아레프 힐랄리(Aaref Hilaly)는 "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모델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자동화와 추론 역량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점을 투자 전략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베인 캐피털은 최근 AI 기반 교육 스타트업 매직스쿨 AI(MagicSchool AI), 고객 지원 자동화 플랫폼 디카곤(Decagon) 등에 투자하며 AI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AI 스타트업의 차별화 전략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브래즈웰은 "창업자들에게 경쟁에서 얼마나 앞서 나갈 수 있을지, 경쟁사가 따라잡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를 묻는다"고 말했다. 힐랄리 역시 초기 단계 AI 스타트업들이 기존 시장 내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초기 단계에서는 시장 방어력 없이 속도와 제품 완성도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라이머리 벤처 파트너스의 캐시 영(Cassie Young)은 최근 발표된 데이터를 인용하며 "현재 생성형 AI 관련 구매의 60%가 시범 운영 또는 실험적 예산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지속 가능성을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AI 시장에서 단기적인 흥행보다 장기적인 유효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패널들은 최근 AI 도구와 에이전트(Agentic AI)의 발전이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된 점도 언급했다. 브래즈웰은 "현재 에이전트가 모든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는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며, "AI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적의 워크플로를 구축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고 말했다.
AI 스타트업 투자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기술 발전 속도와 시장 내 현실적인 경쟁력을 균형감 있게 분석해야 한다는 점이 이번 논의의 핵심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