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인 헤스터 피어스가 암호화폐 규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명확한 규칙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DC 블록체인 서밋’에서 피어스 위원은 SEC가 행정 지침이 아닌 명확한 법률과 규정을 통해 디지털 자산 시장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업계가 ‘하위 테스트(Howey Test)’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도 규제의 방향성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어떤 자산이 SEC의 감독 대상인지, 그리고 해당 자산이 규제에 따라 어떻게 운영될 수 있는지를 명백히 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언은 SEC가 최근 몇 건의 암호화폐 관련 조사와 집행 조치를 중단한 가운데 나왔다. 코인베이스, XRP, 크라켄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에 대한 법적 절차가 중단되면서, 일부에서는 이 같은 정책 변화가 마크 우예다 SEC 위원장 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 암호화폐 정책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출범한 제119대 미 의회에서도 디지털 자산 시장의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기 위한 법안이 논의 중이다. 특히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시장 구조 법안이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안을 검토할 태스크포스를 발족했다.
SEC의 차기 위원장 임명 여부도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SEC 위원으로 지명한 폴 앳킨스가 27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앳킨스가 공식 임명될 경우 SEC의 정책 기조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