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 사태로 다시 부각된 DEX(탈중앙화 거래소)…CEX(중앙화 거래소) 대체할까?

코인원의 닐리온(NIL) 상장 오류 사태가 중앙화된 거래소(CEX)의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탈중앙화 거래소(DEX)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중앙화 거래소(Centralized Exchange, CEX)는 특정 운영 주체(회사 또는 기관)가 전체 거래 시스템, 자산 관리, 주문 체결 프로세스 등을 통제하는 구조다. 사용자는 거래를 위해 거래소에 자산을 예치하고, 거래소가 제공하는 인터페이스를 통해 매매를 진행한다. 이 구조는 속도와 유동성 면에서는 장점이 있으나, 반면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한계와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거래소가 단일 주체로 운영되다 보니, 서버 오류나 기술적 문제 발생 시 전체 이용자의 거래가 일방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 이번 닐리온 사태처럼 매도 주문이 정상적으로 실행되지 않는 경우, 투자자들은 급격한 시세 변동 속에서 사실상 무력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로빈후드의 게임스탑(GME) 사태에서처럼, 정책 변경이나 유동성 문제를 이유로 거래소 측이 특정 종목의 거래를 일방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 간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훼손하고, 특정 세력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사용자의 자산이 거래소 내부 지갑에 예치되기 때문에, 거래소가 해킹을 당하거나, 운영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자산 전체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여러 거래소들이 해킹 또는 부도 등으로 사용자 자산을 잃게 한 사례가 있다.

이에 반해, 탈중앙화 거래소(Decentralized Exchange, DEX)는 블록체인 상의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통해 사용자의 지갑 간 직접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사용자가 자산을 거래소에 예치하지 않고, 자신의 개인 지갑에서 직접 교환하기 때문에 제3자의 개입 없이 완전히 자동화된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번과 같은 매도 제한 문제는 DEX 구조에서는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거래 체결이 스마트 계약에 의해 자동 처리되고, 거래소가 사용자의 주문을 취소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권한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즉, 탈중앙화라는 구조적 특성이 곧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해주는 셈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거래 오류를 넘어, CEX와 DEX 간의 신뢰 구조 차이를 다시금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2021년 로빈후드가 게임스탑(GME) 등 주식에 매수 제한을 걸어 거센 비판을 받은 것과 유사하게, 이번 코인원 사태도 중앙화 거래소의 결정이 시장 참여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임을 드러낸다.

DEX, 완벽한 대안 아냐…성장 가능성은 여전

다만 탈중앙화 거래소(DEX) 역시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DEX는 낮은 유동성으로 인해 대규모 거래 시 가격 변동(슬리피지) 위험이 존재하며, 초보 투자자 입장에서는 인터페이스와 사용 방법이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스마트 계약의 보안 취약성이나 해킹 가능성 역시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들은 "DEX의 기술적 성숙과 더불어 사용자 대상의 교육이 충분히 이뤄진다면 장기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대안 거래소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근 들어 이더리움 기반뿐 아니라 다양한 레이어2(L2) 및 크로스체인 프로토콜에서 사용자 친화적인 UX와 강화된 보안을 갖춘 DEX 플랫폼들이 등장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들은 단순한 수익률보다 거래 플랫폼의 구조와 투명성, 거래 주체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DEX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 유행이 아닌 신뢰 기반 금융으로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