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화 거래소, 생존 위한 변화 필요… '차단리스트' 모델이 답일까?

중앙화 거래소(CEX)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성장 속에서 기존 모델을 유지할 것인지,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일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CEX는 오랫동안 사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자산을 통제해왔다. 특정 토큰이 주요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솔라나(SOL) 기반 밈코인의 확산, AI 기반 토큰 생성 기술 발전으로 인해 매달 수백만 개의 새로운 토큰이 등장하는 지금, 기존 CEX 모델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코인베이스(Coinbase)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는 최근 CEX의 상장 방식이 '허용리스트(allowlist)'에서 '차단리스트(blocklist)'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원칙적으로 모든 토큰의 거래를 허용하되, 사기나 악의적인 프로젝트만 제외하는 방식이다. 과거 필름 카메라 산업에서 디지털 기술 도입에 실패한 코닥(Kodak)의 사례처럼, CEX가 변화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경고다.

기존 CEX 모델은 증권 시장에서 차용한 방식으로, 각 토큰이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상장될 수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법적 절차를 거쳐 상장해야 하는 주식과 달리 누구나 즉시 발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상장 지연으로 인해 기회를 놓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출시된 TRUMP 토큰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토큰이 CEX에 상장되었을 때는 이미 가격이 정점을 찍은 후였다.

CEX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DEX의 개방성을 수용하면서도 기존의 장점을 유지해야 한다. 사용자는 단순히 거래를 원할 뿐, 특정 토큰이 '공식 상장' 여부에 구애받지 않는다. 미래의 거래소라면 모든 온체인 자산을 실시간으로 인덱싱하고, 자동으로 유동성과 가격 데이터를 연결해 즉시 거래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개방형 모델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보안과 규제 준수가 가장 큰 난관으로 작용한다. 차단리스트 방식은 거래 효율성을 높이는 대신, 사기 및 불법 거래를 걸러내기 위한 자동화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규제 당국은 CEX가 DEX보다 강력한 준법 감시를 수행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CEX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기존의 수동적인 상장 검토 방식을 버리고, 보안이 내재된 개방적 거래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실시간 위협 감지, 온체인 모니터링, 자동화된 규정 준수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는 거래소가 암호화폐 시장의 미래를 주도할 것이며, 변화하지 않는 곳은 점차 퇴보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