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주간 주식 시장의 하락세가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의 핵심 축인 소비 지출이 부유층 가구의 자산 효과에 힘입어 유지돼 온 만큼, 증시 하락이 해당 계층의 지출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주식 시장은 실물 경제를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않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소비 지출을 위축시키면서 고용 시장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경제 참모들은 증시 변동성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으나, 경제학자들은 주가 하락이 실제 경제 활동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부유층의 소비 증가가 미국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미국 내 상위 10% 소득 계층이 전체 소비 지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이는 1989년 이후 최고치다.
이러한 흐름은 '자산 효과'로 설명된다. 자산 가치가 상승할 때 소비 심리가 강화되는 현상으로, 이번 증시 조정이 고소득층의 소비 동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모델에 따르면, 현재 자산 효과는 정상 수준보다 네 배가량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시장 하락 시 소비 위축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소매 판매 지표에서 소비 둔화 조짐이 확인됐다. 1월 소매 판매가 급감한 후 2월 소폭 반등하는 데 그쳤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라이언 스위트는 "주가 하락이 지속된다면 소비 지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확산될 것"이라며 "자산 효과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만큼, 주가 하락이 반대 방향으로 작용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현재로서는 증시 변동성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부유층의 소비 위축이 가시화될 경우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양한 변수 속에서 미국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