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INTC)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립부 탄(Lip-Bu Tan)을 선임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베테랑으로 평가받는 탄은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에서 오랫동안 CEO를 역임하며 탄탄한 경력을 쌓았다. 그러나 이번 인텔의 구조 개편이 단순한 리더십 변경만으로 해결될 문제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탄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인텔의 칩 설계 및 파운드리 사업부를 모두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대만의 반도체 제조업체 TSMC와의 공동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상당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인텔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감안할 때 회사 전체를 유지하는 전략이 효과적일지 불확실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으며, 시장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한편, 최근 AI 산업에서 경량 대형 언어 모델(LLM)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기술이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점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AI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아이패스(PATH)와 어도비(ADBE)가 인공지능 모네타이제이션 우려로 인해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또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아마존(AMZN)의 반경쟁적 관행에 대한 조사를 지속하기로 결정하며, 빅테크 기업 전반에 대한 규제 부담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엔비디아(NVDA)는 다음 주 ‘GTC 2025’ 행사를 통해 최신 GPU 기술과 양자 컴퓨팅 관련 업데이트를 공개할 예정이라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차세대 AI 반도체 ‘베라 루빈(Vera Rubin)’에 대한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엔비디아가 AI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형 기술주들이 성장 둔화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도 있다. 루브릭(Rubrik)과 페이저듀티(PagerDuty)는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반면 오라클(ORCL)과 아사나(ASAN) 등 일부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실적 부진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는 등 업계 전반에서 혼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AI가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기업들의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인텔의 새 경영진이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그리고 AI 기술이 본격적인 수익성 확보 단계에 접어들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