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스타트업 생태계를 분석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유니콘 스타트업 창업자 상당수가 구글, 스탠퍼드대학교, 이스라엘 방위군(IDF)과 같은 곳에서 경력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벤처캐피털 연구센터 팀이 분석한 1,110개 유니콘 스타트업의 2,791명의 창업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번 연구는 스타트업 창업자의 이력을 심층적으로 조명했다.
분석 결과, 약 40%의 유니콘 창업자가 이전에도 회사를 설립한 경험이 있었으며, 특히 이스라엘 방위군 출신들은 평균 대비 3배 이상 유니콘 스타트업을 창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창업자 중 25%는 과학 연구나 기술 개발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고, 22%는 이미 대표이사(CEO) 직책을 맡았던 경험이 있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17%), 제품 관리자(14%) 등의 비중도 높았다.
이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창업자들이 유니콘 스타트업을 설립하기 전 몸담은 기업과 기관들이다. 구글은 총 96명의 유니콘 창업자를 배출하며 1위를 차지했고, 마이크로소프트(64명), IBM(42명)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스탠퍼드대학교(43명), MIT(40명), 하버드대학교(33명) 출신의 창업자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금융권에서는 골드만삭스(27명), 공공기관에서는 NASA(19명)가 중요한 배경으로 떠올랐다.
연구진은 연쇄 창업 경험이 유니콘 창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창업자 중 60%는 첫 번째 시도에서 성공을 거두었으며, 나머지는 여러 번의 도전을 거쳐 유니콘 기업을 세운 것으로 분석했다. 예를 들어, 브라이언 체스키는 에어비앤비(Airbnb)를 창업하기 전 창업 경험이 없었지만, 제이슨 시트론은 소셜 게임 플랫폼을 창업한 후 디스코드(Discord)를 설립하며 성공을 이끌었다.
한편, 전 세계에서 유니콘 창업자가 배출되는 경로에도 흥미로운 패턴이 존재했다. 이스라엘 방위군 출신 창업자는 미국 유니콘 스타트업을 설립할 확률이 평균보다 3.1배 높았으며,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2.1배), 미국 공군(1.7배) 등의 기관 출신 창업자도 기대 이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들 기관이 창업자들에게 전략적 사고, 목표 중심의 마인드, 첨단 기술 역량, 고압 환경에서의 퍼포먼스 등 기업가 정신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길러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번 연구는 희망과 현실을 동시에 보여준다. 일부 특정 경력과 배경이 유니콘 창업 성공률을 높인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지만, 실패를 거듭한 끝에 성공한 창업자의 사례 또한 적지 않다. 따라서 단순히 대기업이나 명문대 배경이 창업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의 경험과 연속적인 도전이 결국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