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은행을 중심으로 한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하나 있어야겠다는 금융당국의 시그널에 지난해 11월 급조된 ‘은행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은 초기 금융위원회의 관심 속에 첫 공동 작업을 ‘통합 인증’으로 삼고, 이를 추진해 왔으나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 전문업체인 코인플러그의 어준선 대표는 최근 열린 한 세미나에서 블록체인을 핀테크로 생각하면서 금융 기관이나 은행 및 증권사에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다가섰지만, 전자금융 거래법이나 개인정보보호법, 망분리 규정 등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기에 적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이 좋은 기술이고, 효율적이라고는 생각하지만 현실에 적용할 때 부딪히는 법과 제도의 문제로 인해 더이상 진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설명이다.
은행권에서 시도하려는 통합 인증 역시 결국 개인정보 보호법의 식별화 및 비식별화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더이상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어 대표는 전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권에서는 공동 인증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금투업권은 올해와 내년까지는 인증 및 정보 공유 분야에 블록체인을 우선 적용하고, 2018년 하반기부터 2019년까지 포스트 트레이딩, 2020년 이후에는 트레이딩에 블록체인을 각각 적용한다는 로드맵을 마련해 놨다. (관련 내용: 국내 금융투자업에서의 블록체인, 격주간 블록체인 인사이트 5월 29일자)
한편 금융위는 블록체인 분야 연구개발(R&D)을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에 손을 내밀고 도움을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 산하 통신기술진흥센터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는 금융과 관련한 블록체인 R&D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금융위에서 자산관리 분야의 R&D 요청이 와서 이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최근 말했다.
이성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