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기대에 못 미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급락했다. 서버 사업 부문의 마진 압박과 실망스러운 매출 전망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HPE는 7일(현지시간) 시장 마감 후 발표한 2025년 회계연도 1분기(1~3월) 실적에서 조정 주당순이익(EPS) 49센트, 매출 79억 달러(약 11조 5,34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와 16% 증가한 수치지만, 시장 예상치인 EPS 50센트와 매출 78억 1,400만 달러를 소폭 하회했다.
특히 HPE의 서버 사업 부문이 핵심 문제로 지목됐다.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 팀 롱은 보고서에서 "HPE의 총마진이 예상보다 낮았으며, 서버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 원자재 비용 상승, AI 서버 부문의 GPU 전환 지연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AI 서버 사업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HPE는 1분기 AI 서버 매출이 전 분기 대비 40% 감소한 9억 달러(약 1조 3,14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AI 시장에서 델(DELL)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엔비디아(NVDA)의 차세대 '블랙웰' GPU 출시에 따른 고객사의 구매 보류 현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HPE의 차기 분기 실적 전망도 우려를 키웠다. HPE는 2분기 조정 EPS를 31센트(중간값)로 전망했으며, 예상 매출은 74억 달러(약 10조 8,040억 원)로 시장 기대(79억 2,000만 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수스케하나 애널리스트 메디 호세이니는 "전통적 서버 부문의 가격 인하 압력과 AI 서버의 마진 저하가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시장에서 HPE의 주가는 19.5% 폭락한 14.4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올 들어 HPE 주가는 12% 하락했으며, 최근 연방정부의 반독점 소송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140억 달러(약 20조 4,400억 원) 규모의 주니퍼 네트웍스(JNPR) 인수 건 역시 향후 주가에 변동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