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했다. 회사는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순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소폭 하회했다. 특히 향후 실적 전망치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HPE는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49센트로 전년 대비 2%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6% 증가한 79억 달러(약 11조 5,340억 원)로 집계됐다. 시장은 HPE의 EPS를 50센트, 매출을 78억 1,400만 달러(약 11조 4,446억 원)로 예상했다.
그러나 문제는 HPE가 발표한 향후 실적 가이던스였다. 2분기 조정 EPS는 31센트로 전망돼 시장 예상치인 50센트를 크게 밑돌았으며, 매출 전망 역시 74억 달러(약 10조 8,040억 원)로 예측돼 기존 예상치인 79억 2,000만 달러(약 11조 5,632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
HPE 주가는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15% 이상 급락하며 15.12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이미 12% 하락한 상태였던 만큼, 추가적인 낙폭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HPE는 비용 절감을 위해 앞으로 12~18개월 내 전체 인력의 5%에 해당하는 2,500명을 구조조정할 계획을 발표했다. 더불어 인공지능(AI) 서버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은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최근 델(DELL)과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AI 서버 부문에서 성장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미 법무부는 지난 1월 HPE의 140억 달러(약 20조 4,400억 원) 규모의 주니퍼 네트웍스(JNPR) 인수를 저지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부는 이번 인수가 경쟁을 저해하고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권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HPE가 AI 및 클라우드 기반 사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향후 몇 분기 동안 실적 개선을 이끌어낼 전략적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