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의 주가가 실적 발표 후 급락했다. 6일(현지시간) 발표된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과 부합했지만, 대규모 정리해고와 관세 부담 우려가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HPE는 올해 비용 절감의 일환으로 전체 인력의 5%에 해당하는 약 2,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2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며, 연간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됐다.
또한 마리 마이어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 정책이 회사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HPE가 주력으로 하는 서버 부문에서 제품 가격 책정 문제와 AI 서버 재고 증가 문제까지 겹치면서 실적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안토니오 네리 CEO는 "차세대 GPU 도입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AI 서버 재고가 다소 많아졌다"며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HPE의 이번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79억 달러(약 11조 3,760억 원)로 시장 예상치(78억 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AI 시스템 관련 주문액은 16억 달러(약 2조 3,040억 원)였으며, 전체 서버 매출은 42억 9,000만 달러(약 6조 1,776억 원)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5억 9,800만 달러(약 8,611억 원)로 전년 동기(3억 8,700만 달러)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2분기 가이던스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HPE는 2분기 주당순이익(EPS)을 28~34센트로 전망했으며, 이는 월가 기대치(50센트)를 크게 밑돈다. 매출 전망치도 72억~76억 달러(약 10조 3,680억~10조 9,440억 원)로 제시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편 HPE는 140억 달러(약 20조 1,600억 원)에 추진 중인 주니퍼 네트웍스(Juniper Networks) 인수 건에 대해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소송으로 인해 거래 완료 시점이 2025년 10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HPE의 주가는 정규장에서도 4% 하락했으며, 시간 외 거래에서 추가로 19% 폭락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AI 비즈니스의 성장세가 긍정적인 요소지만, 비용 절감 및 서버 부문의 효율성 개선이 향후 실적 반등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