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캐나다, 멕시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조치와 OPEC+의 원유 증산 결정이 겹치면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5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4% 가까이 급락하며 배럴당 65.2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후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엑손모빌(XOM), 코노코필립스(COP) 등 미국 주요 정유사의 주가도 원유 가격 하락에 동반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캐나다와 멕시코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도 20%로 인상했다. 1월 말 관세 부과 가능성이 제기됐을 당시만 해도 공급 차질 우려로 인해 유가가 상승했지만, 이번에는 시장이 정반대로 반응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 조치가 미국과 북미 경제 성장 둔화를 초래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조치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동시에 캐나다와 멕시코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원유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OPEC+가 4월부터 감산을 종료하고 점진적인 증산을 예고하면서 공급 증가에 대한 부담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미국은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에너지 독립 전략을 내세웠다. 실제로 취임 이후 원유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고, WTI 기준으로 약 15% 하락한 상태다. 이에 따라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다소 하향 조정됐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전망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유가 하락이 단순한 에너지 가격 조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연료비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쳐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미국 연준(Fed)은 유가 변동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소비 심리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유가 급락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과 OPEC+의 감산 철회가 맞물린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국제 원유 시장은 미국의 추가 관세 정책과 OPEC+의 증산 속도에 따라 더욱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