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비트와이즈(Bitwise)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맷 후건(Matt Hougan)은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전통 금융 부문(TradFi)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브라이언 모이니한(Brian Moynihan)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최고경영자(CEO)가 "관련 규제가 마련되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점을 언급하며, 기존 암호화폐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전통 금융기관이 차지할 공간이 예상보다 좁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스테이블코인 계획이 공개된 이후 커뮤니티 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확대가 암호화폐 산업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기대도 있지만, 일부는 이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유사한 개념으로 보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 사용자는 "CBDC를 단순히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이름으로 재포장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고, 또 다른 이는 "CBDC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와 규제에 대한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테더(USDT) 같은 기존 스테이블코인 업체들이 불리한 입장에 놓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사용자는 "테더가 다른 미국 스테이블코인과 다르게 취급받거나 금지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관련 로비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테더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는 "새로운 규제 움직임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히며, 특정 법안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경쟁자를 배제하기 위한 조치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도 주목할 만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합법적이며 정당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동시에 CBDC 개발은 금지하는 정책을 확정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CBDC를 배제한 채 민간 주도의 스테이블코인 정책을 추진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향후 전통 금융권의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어떤 형태로 전개될지, 그리고 기존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과의 긴장 관계가 어떻게 풀려갈지에 따라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