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VC) 투자를 유치하려면 기술력뿐만 아니라 시장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OKX 벤처스의 설립자 제프 렌(Jeff Ren)은 최근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술력이 탄탄한 팀을 원하지만, 동시에 시장의 흐름을 읽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더 주목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스타트업은 초기에는 준비가 덜 됐지만, 몇 년 후 시장 변화에 맞춰 솔루션을 개선해 돌아왔고 이들이 최고의 파트너가 됐다"고 설명했다.
VC의 암호화폐 스타트업 투자는 2022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줄어드는 추세다.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총 1940건의 투자 거래에서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가 투입됐는데, 이는 2022년 3500건의 투자에서 302억 달러(약 43조 4880억 원)가 유입됐던 것과 비교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OKX 벤처스는 2024년 60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1억 달러(약 144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주요 투자 대상은 솔라나(SOL), 수이(SUI), 앱토스(APT), 톤(TON), 비트코인(BTC) 생태계 관련 프로젝트였다. 렌은 "우리는 OKX 지갑을 통해 트렌드와 사용자 니즈를 분석한 후 VC 투자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을 평가할 때 OKX는 먼저 자사 지갑 인프라와의 통합 가능성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웹3 게임 스튜디오는 게임 내 자산 구매나 온체인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OKX 지갑과 협력할 수 있다. 렌은 "이런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협업 기회를 모색한다"고 말했다.
또한, 벤처캐피털 업계 전반에서 투자 기준이 강화되고 있다. 롱해시 벤처스(LongHash Ventures)의 공동 창립자 시 카이 웨이(Shi Khai Wei)는 지난해 4월 "2020~2021년에는 소규모 팀과 백서 하나만으로 수천만 달러를 조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게임플레이, 개발진, 보안감사 등 다양한 요소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루비움(Illuvium) 창립자 키어런 워릭(Keiran Warwick)도 이에 동의하며 "과거의 투자 환경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투자 전망과 관련해 렌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파이(DeFi) 트레이딩 개선, 지식재산권(IP) 자산의 온체인화, 밈코인 인프라 투자 등의 기회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NFT도 결국 시장에 적합한 형태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장기적인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