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암호화폐 벤처캐피털(VC) 투자 건수가 1분기 대비 4분기에 46% 감소했지만, 투자 규모는 회복세를 보이며 신중하면서도 고부가가치 프로젝트 중심의 투자 패턴이 강화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피치북(PitchBook)의 '크립토 VC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암호화폐 관련 VC 거래 건수는 653건이었으나 이후 꾸준히 감소해 4분기에는 351건으로 축소됐다. 반면, 총 투자금액은 1분기 27억 달러(약 3조 9,150억 원)에서 2~3분기 감소세를 보이다가 4분기 다시 26억 달러(약 3조 7,700억 원)로 반등해 분기 기준 13% 증가했다.
피치북 애널리스트들은 "자금 조달이 다시 증가한 것은 업계 내 유망한 팀과 차별화된 기술에 대한 투자 의지가 여전히 존재함을 의미한다"면서도 "거래 건수의 지속적인 감소는 투자자들이 점점 더 신중하게 선별 투자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24년 VC 투자 활동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022년에 기록했던 사상 최고 투자 건수와 금액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투자 분야별로 보면, 2024년 웹3(Web3) 부문이 가장 활발한 투자 유치를 기록했다. 웹3는 탈중앙화 커뮤니티, 메타버스, NFT 플랫폼, AI 연계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포함하는 영역으로, 4분기 동안 VC 투자금 8억 달러(약 1조 1,600억 원)를 유치했다. 이 가운데 암호화폐와 AI 친화적인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 '프락시스(Praxis)'가 5억 2,500만 달러(약 7,610억 원)의 대규모 투자 약정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2024년 한 해 웹3 부문 전체 투자 규모는 21억 달러(약 3조 500억 원)로 142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그 뒤를 이어 블록체인 네트워크(18억 달러, 106건), 인프라 및 개발자 도구(17억 달러, 125건), 액세스 부문(거래소, 지갑, 리서치 등 포함, 10억 달러, 70건), 탈중앙 금융(디파이) 부문(7억 1,400만 달러, 80건) 순으로 투자가 이루어졌다.
암호화폐 VC 시장은 여전히 고유의 변동성을 보이지만, 투자자들이 단순한 시장 확장보다 기술적 차별성과 지속 가능성을 갖춘 프로젝트 위주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