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동성의 중심이 미국에서 분산되는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비트코인의 역할도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팟캐스트 포워드가이던스(Forward Guidance)의 진행자 fejau는 17일 X(옛 트위터)를 통해 금과 비교되는 비트코인의 글로벌 유동성 민감성을 강조하며, “진짜 거래는 지금부터”라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가격을 움직여온 핵심 변수들
fejau는 비트코인의 가격을 설명하는 세 가지 주요 요인을 제시했다.
첫째는 고위험 고수익 자산에 대한 투자자 선호도, 둘째는 금과의 상관관계, 셋째는 글로벌 유동성이다. 그는 특히 글로벌 유동성의 영향을 강조하며, 이 세 요인 중 가장 근본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정량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fejau는 Michael Howell의 연구를 인용했다.
Howell은 글로벌 유동성 지표와 비트코인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인과관계(Granger Causality)가 존재함을 밝혔으며, 단순한 상관 수준을 넘어 비트코인 가격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입증했다.
미국 중심 유동성 체계의 한계와 전환 신호
fejau의 관점에 따르면, 최근까지 비트코인이 미국 기술주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온 것은 겉보기에 불과하다.
그는 이를 ‘허위 상관관계(spurious correlation)’라고 지칭하며, 실질적 원인은 미국이 글로벌 유동성을 압도해온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1년 이후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GDP 대비 높은 재정지출 비율)가 글로벌 자산시장, 특히 미국 주식과 리스크 자산 전반의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재정 주도 성장(fiscal dominance) 구도에서는, 통화정책보다는 정부지출이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된다.
이러한 유동성 흐름은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와도 연결된다. 미국은 상품을 수입하고, 외국에 달러를 제공하는 동시에, 그 달러는 다시 미국 주식과 채권 등 달러 자산에 재투자된다. 이 구조 덕분에 미국은 글로벌 자본의 중심지이자 유동성의 진공청소기 역할을 해왔다.
트럼프 정책과 새로운 유동성 주체의 등장
하지만 이 구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fejau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이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4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미국 중심 체계의 붕괴 가능성을 제시했다.
1. 미국의 무역적자 축소 시도: 달러의 해외 유출 감소 → 해외에서 달러 자산에 대한 투자 여력 축소
2. 강달러 완화와 타국 통화 강세 유도: 자본의 자국 회귀 및 타국 자산 선호
3. 국방·인프라 중심의 자국 재정 확대: 유럽·일본 등 선진국이 ‘소극적 재정’을 벗어나기 시작
4. NATO 분담 요구에 따른 타국 재정지출 증가: 미국 외 지역의 유동성 창출 가능성 확대
이러한 변화는 자본 흐름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미국 자산의 ‘프리미엄’을 낮출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자본은 미국을 떠나 분산되고, 이는 달러 약세, 미국 주식의 상대적 부진, 글로벌 자산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금은 오르고 있다… 비트코인은 '기회 대기 중'
fejau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비트코인의 위치를 ‘금과 유사한 글로벌 중립 자산’으로 규정한다. 이미 금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투자자들의 자본 회귀, 리스크 헤지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아직 미국 기술주와의 상관관계로 인해 억눌린 상태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는 “디그로싱(포지션 축소)이 끝나고 나면, 비트코인이 가장 먼저 튀어나올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유동성 충격이 마무리되고 시장이 재정렬되는 순간부터 비트코인은 가장 빠르게 반응할 자산이라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국경도, 관세도 없다”… ‘진짜 거래’는 지금부터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을 벗어나 세계로 분산되는 시점, 비트코인은 ‘국경 없는 고위험 자산’으로서 전략적 위치를 가진다.
fejau는 “비트코인은 관세도 없고, 국적도 없으며, 미국 기술주처럼 기업 구조나 정치 리스크를 고려할 필요도 없다”며 “글로벌 유동성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유일한 고베타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과 함께 비트코인이 미국 중심 자본체계에서 벗어난 세계가 선택할 ‘다음 거래(next trade)’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