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벤처 캐피털(VC) 투자 규모가 올해 180억 달러(약 26조 1,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탈중앙화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DePIN) 및 현실 자산(RWA) 토큰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홍콩 기반의 해시키 캐피털(HashKey Capital) 벤처 파트너 샤오 샤오는 "Web2와 Web3를 연결하는 솔루션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DePIN 및 블록체인 기반 RWA 토큰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DePIN 프로젝트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하는 기술로, 현재 시장 규모가 약 200억 달러(약 29조 원)에 달한다. 2024년 한 해 동안 DePIN 프로젝트는 프리시드, 시드, 시리즈 A 투자 라운드를 통해 3억 5,000만 달러(약 5,075억 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RWA 토큰화 시장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된 현실 자산의 누적 가치는 171억 달러(약 24조 8,000억 원)에 달하며, 특히 사모 대출과 미국 국채 토큰화가 주요 사례로 꼽힌다.
벤처 캐피털 업계에서는 투자 집행이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샤오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심리는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프로젝트 선별 과정은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마켓이 성숙해지면서 인프라보다는 소비자 중심 프로젝트가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AI 기술과 블록체인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초기 단계 팀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내 규제 환경도 암호화폐 VC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칠 요소로 꼽힌다. 샤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암호화폐 규제 방향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아시아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VC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PitchBook)은 2025년까지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관련 신규 투자 규모가 1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갤럭시 리서치(Galaxy Research)도 금리 하락과 규제 명확성이 투자 유입을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