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 벤처스(Hitachi Ventures)가 4억 달러(약 5,800억 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조성하며 퓨전 에너지부터 인공지능(AI)까지 다양한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4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히타치 벤처스는 이번 4호 펀드를 통해 에너지, 제조, 바이오테크, AI 등 다양한 딥테크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히타치 벤처스의 매니징 디렉터이자 CEO인 스테판 가브리엘(Stefan Gabriel)은 "우리는 양자 기술, 원자력, 생명과학, 우주 기술 등 혁신적인 기회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펀드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며, 첫 투자 금액은 평균 500만 달러(약 72억 5,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히타치 벤처스는 일본 히타치 그룹의 CVC(기업 벤처 캐피탈)이지만,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다른 CVC들과 차별화된다. 히타치 그룹이 단독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하긴 하지만, 투자 결정은 벤처스 내부 파트너들이 독립적으로 내리며 그룹 차원의 개입은 제한적이다. 히타치 벤처스 미국 법인의 파트너이자 사장인 피트 바스티엔(Pete Bastien)은 "우리는 히타치 그룹과 긴밀히 협력하지만, 투자 대상 기업이 직접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히타치 벤처스는 앞서 배터리 재활용업체 애센드 엘리먼츠(Ascend Elements), 퓨전 에너지 스타트업 테아 에너지(Thea Energy), 폐수처리 에너지 기업 Wase 등 에너지 분야에서 활발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AI 분야에서는 업무 자동화 플랫폼 Ema, 사이버보안 기업 스트라이크레디(StrikeReady), 공급망 최적화 기업 메이커사이트(Makerite) 등에 투자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히타치 벤처스의 대규모 펀드 조성이 딥테크 분야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강한 신뢰를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