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 지명한 카쉬 파텔이 중국계 전자상거래 기업 쉬인(Shein)의 모기업 주식을 최대 500만 달러(약 72억 5,000만 원) 보유한 사실이 밝혀졌다.
7일(현지시간) 와이어드가 미국, 영국, 케이맨 제도에서 확보한 로비 및 기업 공시 자료에 따르면, 파텔은 작년 4월 쉬인의 지배회사인 엘리트 디포트(Elite Depot Ltd)에서 컨설팅을 시작했다. 이후 보상으로 ‘제한 주식 유닛(RSU)’ 형태의 주식을 지급받았으며, 해당 주식은 지난 2월부터 분기별로 지급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텔은 인준을 앞두고 미 상원에 제출한 재무 공개 보고서에서 쉬인 지분을 처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윤리감시단체 ‘CREW’의 조던 리보위츠 부사장은 "법적으로 FBI 국장은 명백한 이해 충돌이 발생하기 전까지 지분을 처분할 의무는 없지만, 윤리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쉬인 관련 사안에서 배제되거나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쉬인은 중국에서 생산한 저가 의류로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공급망 및 노동 관행 문제로 미국 의회의 집중 감시를 받아왔다. 특히 작년 2월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마코 루비오 현 국무장관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쉬인의 IPO 승인을 금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쉬인의 상장 시도와 관련해 미국 및 영국 금융당국이 조사를 이어가는 가운데, FBI 국장 후보자가 해당 기업과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지타운대학교의 러시 도시는 SNS를 통해 "FBI와 법무부가 중국의 미국 내 영향력 행사를 단속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며 비판했다.
트럼프 인수위원회 측은 파텔이 상원의 검증 절차에서 충분한 답변을 제공했다고 해명했지만, 쉽지 않은 인준 과정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