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 효율성 부서(DOGE) 직원들이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와이어드(WIRED)가 입수한 CFPB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DOGE 소속 직원들이 6일(현지시간) 저녁 CFPB 건물에 들어섰으며, 이후 이들은 기관의 데이터, 시스템 및 장비에 대해 ‘읽기 전용’(read-only) 접근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한다. 이번 조치는 CFPB 최고운영책임자(COO) 애덤 마르티네즈의 승인을 통해 이루어졌다.
마르티네즈는 이메일에서 "DOGE 직원들이 인사(HR Connect/NFC), 조달(PRISM), 재정(Discoverer) 시스템에 대한 읽기 전용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들은 BFS/ARC(재무부 행정자원센터)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 접근 권한을 가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BFS/ARC는 미국 연방 정부 기관들을 위한 행정 지원 시스템으로, 급여 및 출장비 정산 등의 역할을 한다.
DOGE 직원들의 접근이 허용된 시스템에는 CFPB 직원들의 평가, 급여 및 복지 관련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 관계자는 머스크의 정부 개입이 확대되는 가운데, CFPB뿐만 아니라 다른 정부 기관에서도 DOGE가 조달 및 재정 데이터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주 WIRED는 DOGE 팀이 미 재무부의 민감한 결제 시스템과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데이터에도 접근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CFPB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DOGE 직원들은 이 기관의 공식 직원과 유사한 권한을 부여받아, CFPB 노트북과 PIV 카드(정부 발급 개인 인증 카드)를 받을 예정이다. PIV 카드를 보유한 직원은 기관 내 시스템 및 시설에 접근할 수 있다.
한편 CFPB 노동조합은 DOGE의 개입이 기관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동조합 측은 "머스크가 최근 X(구 트위터)와 비자(VISA)가 공동 운영하는 새로운 결제 플랫폼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이제는 CFPB 내부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DOGE 인력의 추가 유입이 결국 CFPB의 역할을 약화시키고, 노동자 보호 조치를 무력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DOGE의 ‘읽기 전용’ 접근이 실제 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내부 관계자는 WIRED에 "DOGE가 이 데이터를 활용해 CFPB 인력 감축이나 예산 삭감 같은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익명 소식통은 "DOGE 직원들이 이미 CFPB 내부 디렉토리에 등록돼 있다"며, 머스크의 개입이 단순한 감시를 넘어 조직 운영 방식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