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나(SOL)와 리플(XRP)의 현물 ETF 승인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솔라나 ETF 신청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가운데, XRP 역시 다수의 자산운용사들이 ETF 출시를 위해 나서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SEC는 지난 2월 6일(현지시간) 그레이스케일이 제출한 '솔라나 신탁(Solana Trust)'의 ETF 전환 신청을 검토 대상으로 분류하면서 해당 ETF의 승인 여부를 오는 10월까지 결정해야 한다. 같은 날, 네 개의 자산운용사가 XRP ETF 출시를 위한 첫 단계를 밟으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는 투자자들이 솔라나 ETF의 2025년 승인 확률을 85%로 예상한 반면, XRP는 80%의 확률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7월 31일까지 승인이 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XRP가 40%의 확률을 부여받아 솔라나(36%)보다 높게 평가됐다.
과거에는 알트코인 기반 ETF의 승인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올해 1월 SEC가 현물 비트코인(BTC) ETF를 승인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뒤이어 이더리움(ETH) ETF 승인 기대감도 커지면서, XRP와 솔라나 같은 주요 알트코인도 ETF 출시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솔라나가 ETF 승인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솔라나는 최근 1년간 활성 네트워크 활동이 증가했으며, 특히 밈코인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디지털&아날로그 파트너스의 증권 변호사 유리 브리소프(Yuriy Brisov)는 "솔라나는 주로 네트워크 운영을 위한 자산으로 기능하며, 이에 따라 증권 규제의 적용을 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솔라나는 여전히 SEC와의 법적 분쟁에서 자유롭지 않다. 제임스 세이퍼트(James Seyffart)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SEC가 솔라나를 증권으로 간주하는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며, "이러한 규제 이슈가 2026년까지 ETF 승인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XRP는 법적 리스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연방 판사는 XRP가 본질적으로 증권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 판결은 현물 XRP ETF 출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트겟(Bitget)의 최고운영책임자 부가 우시 자데(Vugar Usi Zade)는 "XRP는 다른 알트코인보다 법적 명확성이 있는 유일한 자산"이라며 ETF 승인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XRP의 중앙화 논란이 여전히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SEC는 리플이 XRP에 대한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이 충분히 탈중앙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이 현물 ETF 승인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라이벌 관계로 주목받고 있는 XRP와 솔라나 외에도 라이트코인(LTC)이 첫 번째 알트코인 ETF로 승인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의 세이퍼트 애널리스트는 "라이트코인은 2011년에 출시된 오래된 프로젝트로 시장에서 입증된 역사를 갖고 있다"며, "SEC가 비트코인과 유사한 점을 고려해 ETF 승인 가능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일련의 ETF 승인을 거치며 점차 제도권 금융에 편입되는 상황에서, 다음 차례는 어느 알트코인이 될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