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곤 솔루션스(Paragon Solutions)가 이탈리아 정부와의 계약을 종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가디언과 하아레츠에 따르면, 파라곤 솔루션스는 이탈리아 정부 기관과 맺었던 감시 소프트웨어 계약을 해지했다. 이는 왓츠앱(WhatsApp)이 해당 스파이웨어가 약 90명의 개인을 대상으로 한 해킹 공격에 사용되었다고 발표한 후 결정된 조치다.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파라곤은 최초로 지난 금요일 계약을 중단했으며, 이후 이탈리아 정부가 "계약 조건과 윤리적 기준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후 이번 조치를 확정했다. 이어 하아레츠는 파라곤이 이탈리아 법집행 기관과 정보 기관 두 곳과의 계약을 종료했으며, 그들의 스파이웨어 '그래파이트(Graphite)'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총리실은 테크크런치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한편, 이탈리아 국가 사이버 보안 기관(Agenzia per la Cybersicurezza Nazionale, ACN) 대변인 아르투로 디 코린토는 "현재 메타(Meta) 법무팀과 접촉 중이며, 해외 기업이 연루된 민감한 사안이라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논란의 핵심은 파라곤의 기술이 반정부 성향의 언론인과 인권운동가를 겨냥해 사용됐다는 의혹이다. 왓츠앱이 감시 캠페인의 실체를 밝힌 후, 반이탈리아 정부 성향을 띠는 프란체스코 칸첼라토(뉴스 사이트 Fanpage.it 편집장), 스웨덴 거주 리비아 출신 활동가 후삼 엘 고마티, 비정부기구(NGO) '메디테라네아 세이빙 휴먼즈' 공동 창립자 루카 카사리니 등이 타깃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왓츠앱과 접촉해 정보를 요청했으며, 이 과정에서 오스트리아, 벨기에, 독일, 스페인, 스웨덴 등 12개국에서도 해당 스파이웨어가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파라곤의 미국 법인 회장 존 플레밍은 이번 사안에 대한 언급을 피했으나, 회사는 "기자와 시민사회 인사를 겨냥한 불법적인 감시는 엄격히 금지된다"며 "약관 위반 시 고객과의 관계를 종료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