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의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한 시간가량 멈춘 후 정상적으로 복구됐다.
4일(현지시간) 리플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는 XRP 원장(Ledger)이 한 시간 넘게 중단됐으나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XRP 원장은 블록 높이 93,927,174에서 약 64분 동안 검증을 멈춘 뒤, 같은 날 10시 58분(UTC) 재부팅됐다. 슈워츠는 "합의 프로세스가 작동 중이었지만 검증이 게시되지 않으면서 네트워크가 붕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밸리데이터(검증자)들이 직접 개입해 정상적인 시작점을 설정하고 합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복원했다. 그는 다만 이번 조치는 초기 진단에 따른 대응이며, 정확한 원인 분석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리플 개발 부문인 리플X는 이번 사고에도 불구하고 고객 자금은 안전하게 보호됐다고 강조했다.
XRP 원장은 하루 2백만 건 이상의 트랜잭션을 처리하며, 일평균 3만~6만 개의 독립된 송신자 주소에서 거래가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번 사고로 약 8만 8,000건의 거래가 지연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네트워크 중단 사태 후 XRP 원장의 중앙화 논란도 다시 불거졌다. XRPL 노드 운영사 에미넌스(Eminence)의 CTO 다니엘 켈러(Daniel Keller)는 "35개 모든 노드가 정상적으로 검증을 재개했다"며, 네트워크 구조상 중앙화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언급했다.
한편, XRP 가격은 네트워크 중단 당시 24시간 최저가인 2.45달러를 기록했지만, 이후 3.2% 반등하며 2.53달러를 회복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XRP는 11월 5일부터 현재까지 396% 급등해 업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리플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가 XRP를 미국의 준비자산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던 중 발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정책을 총괄할 데이비드 삭스(David Sacks)가 이를 검토할 예정인 만큼, 네트워크 안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향후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