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CBDC 도입 거부…스테이블코인 성장 가능성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을 강력히 반대하며 이를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스테이블코인의 채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21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며 미국 내 CBDC 도입 가능성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2024년 뉴햄프셔 유세 중 “CBDC는 정부가 국민의 돈을 완전히 통제하려는 수단”이라며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트럼프의 행정부 주요 내각 인사들과 공화당 지도부 역시 CBDC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디지털 화폐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주목받고 있다.

표준차타드(Standard Chartered)의 디지털 자산 연구 책임자 제프 켄드릭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의 CBDC는 끝났다”고 언급하며, 대신 민간 스테이블코인 채택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미 의회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하원에서는 패트릭 맥헨리 의원이 ‘결제 스테이블코인 명확화 법(Clarity for Payment Stablecoins Act of 2023)’을, 상원에서는 신시아 루미스와 커스틴 길리브랜드 의원이 ‘루미스-길리브랜드 결제 스테이블코인 법’을 각각 발의했다. 이 법안들은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성장에 필요한 규제 체계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켄드릭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몇 달 안에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전통 금융기관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촉진하고, 테더(USDT)와 USD코인(USDC) 같은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신뢰성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CBDC는 사용자 프라이버시와 정부 감시에 대한 우려로 대중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전 수석 전문가 존 키프는 “사용자들은 현금과 같은 익명성과 프라이버시를 원하지만, 중앙은행은 자금세탁방지(AML)와 테러자금조달방지(CFT) 법률 준수를 우선시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CBDC가 도입되면 정부가 당신의 돈을 빼앗아도 당신은 모를 것”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같은 견해는 공화당의 정부 개입 반대 성향과 규제 완화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CBDC가 제공할 수 있는 주요 이점으로는 금융포용성 확대와 결제 비용 절감 등이 있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신속하고 편리한 결제 옵션이 제공되고 있다. 키프는 “CBDC가 주목받기 위해서는 기존 시스템을 넘어선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중앙은행 준비금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나 토큰화된 예금이 거론된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프라이버시 우려를 최소화하면서도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CBDC 반대 입장은 미국이 디지털 금융 혁신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러나 키프는 “CBDC 개발이 꼭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지는 않는다”며, 특히 국경 간 결제 비용과 마찰을 줄이는 도매 CBDC(Wholesale CBDC) 개발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BDC가 미국에서는 사실상 중단될 가능성이 크지만,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을 포함한 주요 경제권에서는 CBDC 개발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미국이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이 이를 어떻게 보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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