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증권위원회가 가상화폐 거래소 이지비티씨(ezBtc)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스밀리(David Smillie)에게 고객 자산 횡령 혐의로 184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2일(현지시간) CBC에 따르면,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증권위원회(BCSC)는 가상화폐 거래소 이지비티씨와 최고경영자 스밀리에게 고객 손실액 1040만 달러와 행정 제재금 8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184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오타와에 거주하는 숀 머핏(Shawn Murfitt)은 이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머핏은 지난 3년간 수백 달러를 들여 스밀리로부터 손실액 일부를 회수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소액재판소로부터 3만1524.39달러의 지급 명령을 받아내는 데 그쳤다.
머핏은 CBC와의 전화 통화에서 재판에서는 이겼지만 실질적인 보상은 받지 못했다며 제재 소식을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증권위원회는 스밀리와 이지비티씨가 고객들의 가상화폐가 콜드월렛에 안전하게 보관돼 있다고 속이고, 실제로는 도박 사이트와 개인 계좌로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증권위원회는 처벌 결정문에서 스밀리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개인 계좌와 온라인 도박 사이트로 이체하면서 노골적이고 반복적으로 고객들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스밀리가 지급 지연에 대해 변명하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고객들을 위협했다고 밝혔다.
이지비티씨는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으로 운영되며 일일 지급을 통해 연 9%의 수익률을 안전하게 얻을 수 있는 특별 저축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증권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객들은 현금이나 가상화폐를 이지비티씨 온라인 계좌에 예치하고, 거래소가 대신 보관하고 있다고 믿었던 자산의 매수·매도 주문과 잔액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밀리는 고객들에게 자신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 '콜드 스토리지, 콜드 스토리지, 콜드 스토리지'라고 강조했다. 증권위원회는 콜드 스토리지를 해킹으로부터 더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가상화폐를 인터넷과 분리해 보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2300개 이상의 비트코인과 600개 이상의 이더리움을 수집했다. 2019년 투자자들의 자산이 사라졌다는 급박한 소문 속에 거래소가 오프라인 상태가 됐다. 증권위원회와 대화한 고객들은 계좌에서 가상화폐나 현금을 인출하는 데 성공 정도가 각각 달랐다고 진술했다. 일정 시점부터 모든 고객이 어려움을 겪었고 누구도 이지비티씨가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한 자산을 전부 인출하지 못했다.
금융 분석 결과 스밀리와 그의 회사는 935.46개의 고객 비트코인과 159개의 고객 이더리움을 개인적인 용도로 전용했으며, 상당액이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카지노를 표방하는 클라우드벳(CloudBet)과 포춘잭(FortuneJack) 웹사이트로 전달된 것으로 추적됐다.
스밀리는 증권위원회 청문회에 직접 출석하지 않았으나 변호인을 통해 대리 출석했다. 변호인은 한때 의뢰인이 병에 걸려 무일푼인 상태라 변호 비용을 마련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3개월간의 연기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증권위원회는 스밀리의 질병을 입증할 증거가 없고, 3개월 내에 충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스밀리는 사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고객들에게 표시된 잔액이 실제 지갑에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고객들이 받을 자격이 있는 가상화폐나 현금의 금액을 정확히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증권위원회는 이러한 주장이 자금이 안전하다고 생각한 투자자들에게는 위안이 되지 않으며, 이지비티씨 플랫폼의 가상자산 보관에 대한 의도적인 거짓말을 더욱 강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은 최근 몇 년간 가상화폐 가치의 극심한 변동을 잘 보여준다. 증권위원회는 고객 불만이 집중됐던 2019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손실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치를 1300만 달러로 계산해 과징금을 산정했다. 동일한 양의 가상화폐는 2017년 4월 말 기준 170만 달러였으나, 2024년 4월 책임성 청문회 시점에는 9400만 달러의 가치를 지녔으며 현재는 그 이상의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머핏의 소액재판소 소송에 따르면, 그는 2017년 12월 비트코인 1개당 가치가 약 1만2000달러였을 때 3만 달러를 이지비티씨에 예치했다. 그 이후 비트코인 가치는 10배 이상 상승했다. 머핏은 손실액에 대해 예치한 돈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현재 시세로 환산했을 때의 가치도 잃었다고 말했다.
증권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문회에서 증언한 한 투자자는 484개 비트코인의 손실로 인한 스트레스를 언급하며 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이 투자자가 2017년 4월 이지비티씨에 예치했을 당시 비트코인 1개는 1700달러였으나, 현재는 약 13만3744달러의 가치를 지닌다. 투자자는 매일 이 사실을 떠올렸으며,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서 더욱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전반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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