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오랫동안 '암호화폐 자산 증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왔지만, 최근 이 용어를 조용히 철회한 것은 그동안 SEC가 법적 근거 없이 디지털 자산 산업을 규제하려 했음을 보여준다. SEC는 규제 지침을 제공하기보다 암호화폐 산업을 단속하여 시장을 억제하려 했으나, 결국 ‘암호화폐 자산 증권’이라는 용어가 의미 없는 주장이었음을 시인하게 되었다.
10일(현지시간) 블록웍스에 따르면 SEC는 오랜 기간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간주하며 주요 거래소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해 왔다. 올해 초 바이낸스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SEC는 ‘암호화폐 자산 증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소송 수정안의 각주에서 이 용어의 사용이 혼란을 야기했다고 사과하며 이를 철회했다. 이에 대해 코인베이스 법무 책임자 폴 그리왈은 “뻔뻔한 행위”라며 비판했고, 리플의 스튜어트 알더로티는 SEC의 입장이 모순에 가득 차 있다고 지적했다.
SEC는 2017년부터 MUN 토큰을 비롯해 여러 암호화폐가 증권이라며 이를 투자 계약으로 분류해왔다. 그러나 최근 ‘암호화폐 자산 증권’ 용어를 철회한 것은 SEC가 사실상 이 용어에 대한 법적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SEC는 규제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자산을 대상으로 일관성 없는 입장을 취하면서 기업과 투자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이번 철회는 SEC의 규제 역량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다. SEC가 특정 사건에서는 용어를 철회하고, 또 다른 사건에서는 동일한 용어를 사용하는 등 규제의 일관성이 결여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불명확한 규제 입장은 피고들이 공정한 고지(defense of fair notice)를 주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며, 이는 SEC의 법적 정당성을 더욱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제 ‘암호화폐 자산 증권’이라는 용어의 허구성이 드러남에 따라, SEC는 앞으로 디지털 자산의 2차 시장에 대한 규제 권한을 주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청문회에서도 의원들은 SEC의 일관성 없는 행보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으며, ‘암호화폐 자산 증권’이라는 용어가 사실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SEC는 이 용어 철회로 인해 법원과 의회에서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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