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캐나다, 콜롬비아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 계획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CBDC가 반드시 불가피한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는 시민들의 반발이 아닌, 각국 중앙은행들이 직접 나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호주중앙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호주에서 소매 CBDC를 발행해야 할 공익적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콜롬비아공화국은행 역시 "CBDC 발행에 충분한 이유가 없다"고 밝혔으며, 캐나다중앙은행은 "소매 CBDC 연구를 축소하고 더 넓은 결제 시스템 연구와 정책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중앙은행들이 CBDC 도입을 주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첫째, 현재 모바일 뱅킹과 결제 앱, 암호화폐 등 다양한 민간 결제 수단들이 이미 많은 옵션을 제공하고 있어, 굳이 CBDC를 도입할 필요성이 낮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둘째, CBDC 도입이 기존 금융 시스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앙은행들은 CBDC가 도입될 경우 은행 예금이 줄어들고 은행 운영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CBDC는 현금을 대체할 수 있으며, 이는 금융 시스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CBDC 도입은 현금 사용을 줄이는 것을 넘어 현금의 종말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중앙은행은 "CBDC 도입은 결국 현금의 종말을 의미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CBDC가 금융 사생활을 침해할 위험이 크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특히, 카토 연구소의 노버트 미셸(Norbert Michel)은 CBDC가 개인 계좌에 대한 정부의 통제권을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CBDC 도입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는 CBDC를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항해에 비유하며 "지금은 되돌아설 때가 아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호주, 캐나다, 콜롬비아의 최근 발표는 CBDC가 모든 나라에서 찬성받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비록 이번 결정이 최종적인 것은 아니며, 미래의 경제적 위기가 정책 방향을 급격히 바꿀 수 있지만, 최근 중앙은행들의 입장은 CBDC가 반드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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