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대기업 완커 20년만에 첫 적자, 재정위기 초읽기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Vanke)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부채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완커는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 부채가 급증해 6월 말 기준 약 120억 위안(약 169억 달러)의 단기 차환 격차가 발생했다. 이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완커의 현금 잔고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이자 부채를 충당하지 못한 것이다.

중국 부동산 위기의 풍향계인 완커의 부채 문제는 최고 품질의 개발업체들조차 전례 없는 부동산 침체에 휘말렸음을 보여준다. 완커는 지금까지 디폴트를 피해왔지만, 중국의 금융 및 정부 지원 기관들과 연관되어 있어 그 위기가 중국 에버그란데 그룹(China Evergrande Group)과 컨트리가든 홀딩스(Country Garden Holdings Co.)의 디폴트로 인한 혼란을 능가할 수 있다.

완커의 홍콩 상장 주식은 월요일 약 6주 만에 가장 큰 폭인 5.8% 하락해 마감했고, 선전 상장 주식은 3개월 이상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5년 만기 3.15% 달러채는 오후 4시 40분 기준 1.7센트 하락한 83.3센트에 거래됐다.

5월에 발표된 중국의 주택 구제 패키지는 8월 주택 판매 부진이 심화되고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동력을 잃고 있다. 최근 몇 주간 소비재 기업들의 실망스러운 실적 보고와 UBS 그룹(UBS Group AG)의 중국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으로 우려가 커졌다. 이는 중국이 2024년 약 5%의 성장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새로운 합의를 반영한다.

주요 주주가 선전의 국영 기업인 완커는 침체 속에서도 아직 디폴트를 선언하지 않은 몇 안 되는 부실 개발업체 중 하나다. 컨트리가든과 시마오 그룹 홀딩스(Shimao Group Holdings Ltd.)는 홍콩 법원에서 청산 심리를 앞두고 있으며, 과거 거대 기업이었던 에버그란데는 청산 명령을 받았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완커의 실적 보고서는 장기화된 주택 침체가 중국 4위 개발업체에 얼마나 큰 타격을 주고 있는지 보여줬다. 완커는 6월 30일로 끝난 6개월 동안 98억5000만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적어도 2003년 이후 처음 있는 반기 손실이다. 이는 7월에 회사가 예고한 상한선보다 높은 수치이며, 지난해 연간 122억 위안의 이익과 대조된다.

완커의 손실은 1분기에 3억6200만 위안의 손실을 냈던 것을 고려하면 2분기에 재정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음을 보여준다. 이후 중국 시장의 침체는 더욱 심화되어 판매와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방 정부들은 신규 주택 프로젝트의 가격 개입을 줄이고 있어 개발업체들은 구매자를 유치하기 위해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채권 투자자들은 완커가 당장 디폴트 위험에 처해 있지는 않다고 보지만, 장기적인 전망은 불확실하다. 무디스(Moody's Ratings)는 3월까지만 해도 완커를 투자 등급으로 평가했지만, 지난달 정크 등급 4단계 아래인 B1으로 강등했다.

완커는 리스 지급액을 포함하면 140억 위안의 자금 격차에 직면해 있다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 애널리스트 대니얼 판(Daniel Fan)과 후이 옌 테이(Hui Yen Tay)는 말했다. 그들은 이 구멍이 자금 조달로 메워질 수 있다고 말하며, 회사가 더 많은 자산을 처분하고 담보부 채무를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완커의 주즈성(Zhu Jiusheng) CEO는 금요일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만기가 도래하는 공개 부채는 20억 위안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의 지난주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일부 투자자들에게 9월 6일 만기인 위안화 채권을 상환할 충분한 현금이 있다고 통보했다. 완커는 올해 만기가 되는 달러 채권이 없으며,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공개 채권과 대출 잔액은 총 1285억 위안이다.

블룸버그가 지난주 보도한 바와 같이, 완커와 다른 개발업체들은 주택 구매자들이 더 낮은 모기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하는 계획으로 다소 구제를 받을 수 있다.

상반기 손실에도 불구하고 완커의 위량(Yu Liang) 회장은 중국의 장기적인 주택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위 회장은 "중국의 잠재적인 주택 구매 수요는 여전히 거대하며, 정점에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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