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가 외화 유출에 맞서 강력한 외환 통제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자금의 안전한 피난처로 비트코인이 각광 받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은 외환 규제를 2일부터 연말까지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은행을 포함한 모든 기업은 외화를 매입하거나 해외 송금할 때 중앙은행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개인의 외화 매입 규모는 월 1만 달러로 제한되며, 비 거주인의 외화 매입은 월 1천 달러로 제한된다. 기업들은 보유 목적으로 달러 등 외화 준비금을 보유할 수 없게 됐다. 수출업체는 수출로 확보한 외화를 제한된 시간 내에 국내시장에 내다 팔아야 한다.
이처럼 강력한 외환 규제가 시행되는 이유는 아르헨티나 법정통화인 페소화 가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 1년간 달러화 대비 페소화 가치는 절반 이상 떨어졌다. 아르헨티나의 외환위기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악화된 것이 주요 요인이다.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11일 대선 예비선거에서 중도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가 현 대통령인 마우리시오 마크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포퓰리즘 정권의 복귀가 점쳐지자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아울러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28일, 국제통화기금(IMF)에 채무 만기 연장도 요청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0월, 과 560억 달러(약 68조원) 구제금융에 합의했고, 이중 440억 달러가 지급됐다. 상환기간은 오는 2021년 시작된다.
채무 불이행 우려가 커지자, 외국자본이 철수하는 등 지난달 29~30일에만 30억 달러(약 3조 6천억원)의 외화가 해외로 유출됐다. 이에 국제신용평가사인 S&P는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B-에서 '선택적 디폴트(SD)'로 강등시켰다. SD는 전체 채무 중 일부를 상환하지 못했을 때 적용하는 등급으로 '디폴트(D)'의 바로 윗 단계다.
이처럼 아르헨티나 경제 상황이 악화되자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으로 거론되는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현지 암호화폐 거래업체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내에서 비트코인은 글로벌 시세보다 1,000달러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는 개인이 보유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수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수 외신은 “아르헨티나의 법정 화폐는 점점 가치를 점점 잃고 있다”며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자와 기업들은 자금 이동방법을 모색하게 될 것이고, 비트코인은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