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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포스트 칼럼] 비트코인 ETF 판결의 의미와 향후 전망

2023.12.25 (월)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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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3일 운용 자산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의 자산운용회사인 블랙록(Blackrock INC.)이 아이쉐어즈 리플 트러스트(iShares XRP Trust)라는 펀드를 등록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리플의 가격이 800원대에서 1,000원대로 급등하였다가 가짜 뉴스로 밝혀지면서 다시 제자리로 급락한 일이 있었다. 아이쉐어즈는 보통 블랙록의 상장지수펀드(이하 ‘ETF’) 상품에 붙는 이름인데, 위 펀드 등록에 대하여 블랙록이 리플에 대한 ETF를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되었기 때문에 가격의 급등락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와 같이 가상자산 ETF는 해당 가상자산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고 보인다. 위 가짜 뉴스에 대한 투자자 보호와 공시체계의 미비는 별론으로 하고 여기서는 가상자산 현물 ETF와 그 향후 전망에 대하여 기재하도록 하겠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얘기가 나온 것은 2015년 이후였던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관점에 비추어 보면 불과 몇 년 전에 나온 얘기이지만 빠르게 돌아가는 비트코인 거래상황에 비추어 보면 그렇게 최근에 나온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2016년 제미니(Gemini)를 설립한 윙클보스(Winklevoss) 형제가 ‘윙클보스 비트코인 신탁 (Winklevoss Bitcoin Trust)’이라는 이름으로 SEC에 비트코인의 ETF 승인을 요청했으나 2017년 3월 거부당한 일이 있었고 디렉시온, CBOE, NYSE Arca의 신청 외에도 2018년 6월 반에크(Van Eck)가 SEC에 비트코인 ETF 신청을 한 일이 있었다.

그러다가 2021년부터 블랙록과 그레이스케일(Grayscale Investments LLC.), 피델 리티(Fidelity Investments LLC.) 등 세계적인 자산운용사가 SEC에 비트코인 ETF를 신청하였다가 수차례 거부당하였는데, 결국 그레이스케일이 SEC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였다(Grayscale v. SEC). 그리고 2023. 8. 29. 모두가 잘 알다시피 컬럼비아DC의 연방 항소법원이 그레이스케일의 손을 들어주는 내용으로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 동안 SEC는 미국 증권거래법 제6조(b)(5)을 근거로 비트코인 시장이 사기와 조작 행위에 취약함에도 기초상품 또는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주요 시장들과 상호감독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등 보호조치가 미약하다는 이유로 이를 반려하였다. 이에 대하여 위 컬럼비아DC의 연방 항소법원 판결은 SEC가 비트코인 선물 ETF를 승인한 반면에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하여는 시장조작의 위험성이 크다면서 불승인하였는데, 현물 시장은 선물 시장보다 더 깊고 유동성이 높기 때문에 조작이 더 어려우므로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에 대한 SEC의 불승인조치는 형평의 원칙에 위반하여 위법하다는 취지로 선고하였다.

그 동안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선물 ETF가 거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하였던 것보다 거래량이 증가하지 않고 정체되는 양상을 보였는데 이는 현지에서 두가지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었다.

첫째, 비트코인 현물과의 연관관계 위험이다. 비트코인 현물과 선물은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어서 현물 가격이 하락하면 선물 가격도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선물 ETF는 연관관계의 리스크로서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을 추적하지 못할 위험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선물의 가격이 현물의 가격보다 높을 경우 해당 선물은 ‘콘탱고 (Contango)’ 상태가 되고, 반대의 경우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상태가 된다. 콘탱고와 백워데이션은 현물에 대하여 선물 ETF의 추적 오류를 발생시키고 총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둘째, 비트코인 선물 ETF는 일반적으로 결제 전 매월 선물 포지션을 ‘롤링(Rolling)’하게 된다. 롤링은 근월 선물 포지션을 청산하고 다음 달 선물 포지션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에는 추가적인 중개 비용이 수반된다.

만약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다면 비트코인 자체를 보유하게 되므로 콘탱고나 백워데이션과 같은 연관관계의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없고 선물에 수반되는 롤링 등의 중개비용이 발생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비트코인 현물 ETF는 현재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 선물 ETF와 비교할 때 상당한 투자 매력을 갖게 된다.

이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위 항소심판결은 확정되었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의 문제만 남게 되었다. 먼저 SEC가 위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이에 다투지 않고 대법원에 상고를 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시킨 의미에 대하여 보자. 단편적으로 보면 SEC가 위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이의 없이 현물 ETF를 승인하겠다는 의미로 상고를 제기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법원에서는 현물 ETF를 함에 있어 시장조작의 위험성이 선물 ETF에 비하여 크지 않다고 보았으므로 그와 같이 사법적인 판단이 있었던 이상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시행해도 무방하다고 판단할 여지도 있다.

다만, 이와 달리 SEC가 대법원 판결을 받지 않기 위하여 전략적으로 상고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미 연방 대법원 판결에서 항소심 판결이 뒤집힌 경우는 매우 극소수에 불과하므로 이를 대법원까지 가져가 다툴 실익은 매우 적은 반면에 대법원 판결로 확정되면 다른 사유로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거부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지고 차후 비트코인 ETF 외 유사 사안에 있어서 SEC 주장이 힘을 잃는 등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하였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SEC가 다른 사유를 내세워서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거절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지는 않다. 위 항소심 판결 내용 자체로도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승인하거나 이를 승인하지 않은 적절한 이유를 제시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별개의 이유를 제시하면서 거절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하더라도 판결의 기판력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면서 위 ETF 신청을 반려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그 동안 SEC가 앞서 든 수차례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거부하면서 공통적으로 명시하였던 시장조작의 위험과 상호감독계약 미체결은 더 이상 힘을 다하였기 때문이다. 위 항소심 판결은 그레이스케일이 전체 비트코인의 3.4%만 보유하고 있어 시장조작 위험성이 적다고 판시하였고 한편 그레이스케일이 NYSE Arca와 상호감독계약을 체결하는 등 SEC의 거부사유가 해소되어 SEC로서는 위 신청을 거부하기 위하여는 이보다 더 타당한 이유를 제시하여야 하는 등 상당한 법적, 정치적 부담을 감수할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무엇보다 SEC가 최근에 그레이스케일과 신탁 상품인 GBTC를 비트코인 현물 ETF로 전환하기 위한 세부사항에 대하여 논의를 시작하였고 블랙록, 피델리티와도 회의를 하였는데 비트코인 현물 ETF 진행 여부에 대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전언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비트코인 현물 ETF를 진행하기 위한 기초작업을 하고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이 경우 최근 SEC는 비트코인 선물 ETF를 현물 ETF로 전환하기 위한 헤시덱스(Hashdex)와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 등의 비트코인 ETF 신청에 대한 결정을 연기한 것은 결국 비트코인 현물 보유와 관련한 보안상의 문제, 수탁사와의 계약관계 등 여러 제반요소들에 대한 정비작업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 다만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ETF 신청에 대하여 SEC가 허용된 기간의 3배를 넘어 이를 결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그 승인 여부 결정에 있어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승인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시점이 문제임을 알 수 있고 내년 1분기(빠르면 1월)쯤 비트코인 ETF 승인이 이루어진다는 예측이 근거가 없는 얘기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트코인 ETF 외에 다른 가상자산 ETF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을까? 이는 위 비트코인 ETF 판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인데, 위 판결에 따르면 가상자산 ETF 시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시장조작 가능성의 최소화, 특정 가상자산에 대한 소유가 특정 세력에 집중되지 않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먼저 시카고상품거래소에 선물 ETF가 상장된 이더리움은 그 다음 현물 ETF 대상으로 상당히 유력함은 다들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리플의 경우는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메이저 가상자산으로 거론되는 솔라나, 아발란체는 다른 가상자산들에 비하여 유력해보이기는 하나 시장조작의 위험성이 상당히 적음을 증명해야 하는 문제가 아직은 남아 있어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여러 가상자산을 조합한 ETF, 예를 들어 비트코인 50%, 이더리움 30%, 솔라나나 아발란체 20%로 분산투자하는 ETF나 주식과 채권, 비트코인을 각 1/3씩 투자하는 ETF가 출시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데, 향후 이러한 흐름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회생법원 이석준 판사

[본 칼럼은 토큰포스트 기조와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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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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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eeyclim

2024.01.06 16:55:46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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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DO

2024.01.03 11:26:11

오늘도 좋은 뉴스와 정보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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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c

2024.01.01 08:51:5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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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리

2024.01.01 08:33:58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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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둘아빠

2023.12.26 22:56:03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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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토끼를따라가라

2023.12.26 17:12:02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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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토끼를따라가라

2023.12.26 17:11:32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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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셔터

2023.12.26 12:42:45

ㄱ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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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당당

2023.12.26 11:54:23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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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부자

2023.12.26 09:17:25

기사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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