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규제기관 중 하나인 증권시장감독청(ESMA)이 미카법(MiCA)의 사각지대를 지적하며 내년 말까지 실질적인 기능을 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17일 표했다.
ESMA는 "미카법에 기반한 암호화폐 투자자 보호법이 적어도 2024년 12월까지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사이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돈을 완전히 잃을 각오로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ESMA의 "투자자들은 암호화폐에 투자할 때 돈을 완전히 잃을 각오가 필요하다"는 발언은 영국 규제당국이 암호화폐에 대한 강력한 규제 필요성을 추구하며 밝혔던 내용과 일치한다.
ESMA는 "암호화폐 기업들이 EU 회원국 간 규제 차이를 악용해 페이퍼컴퍼니를 세워서 운영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ESMA에 따르면 현재 자금세탁 규정에 기반해 사전 등록된 암호화폐 기업들은 라이선스 없이도 EU 국가에서 운영이 가능하다. 미카법상의 라이선스 발급이 아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도기 기간동안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자산 서비스 제공업체를 상대로 규제 당국에 공식적인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ESMA는 이같은 과도기의 사각지대를 지적하며 "해외 사업자가 현지에서 실질적으로 운영하지 않아도 가능한 법인의 설립을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기준 암호화폐 기업들의 소재가 EU 회원국 중 폴란드에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는 기업 등록 수수료가 150유로(한화 약 20만원) 미만이며 소요 기간 역시 2주로 짧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