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의원이 암호화폐 과세 규제안 시행을 앞당겨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12일(현지시간) 규제 당국에 보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워렌과 앵거스 킹 미 상원의원은 재무부와 국세청에 "암호화폐 사업자 세금 신고 규제안을 서둘러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당초 계획과 달리 의회의 심사가 지연되자 2026년까지 시행 시기가 밀린 점을 지적했다.
앞서 미 규제 당국은 중앙화거래소(CEX)와 결제 처리 업체 등 일체를 브로커로 규정하고 국세청에 세금 보고 의무가 생긴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당 규제는 오는 30일까지 여론 수렴 단계를 가진다.
지난달 15일 미 상원 민주당 의원 9명은 암호화폐 자금세탁 관련법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역시 엘리자베스 워렌 의원의 발의를 시작으로 다른 의원들의 지지 의사 표명이 이루어졌다.
암호화폐에 보수적이고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집행중심적 규제조치를 '투자자 보호'와 연결시켜 보고 있는 민주당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의회 차원의 법제 마련 및 규제 명확성 제공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팻 투미 전 미국 상원의원은 이에 대해 "업계의 미국의 규제 명확성에 대한 요구가 높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하원과 상원 시스템을 가진 미국의 정치 구조를 언급했다. 그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법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쳐도 상원에서 어떻게 나올지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원에서 SEC의 현재 움직임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산업 단속을 더 강화하라"는 두 가지 갈린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은 SEC에 대해 'FTX 사태를 방치해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다'고 비판을 하고 있고,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쪽은 "SEC가 FTX 사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사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며 초당적인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이번 규제 관련해 지난 8월에도 시행 촉구를 위한 움직임이 한차례 일어난 바 있다.
당시 엘리자베스 워렌을 포함한 미 상원의원 3명은 "연간 최소 500억 달러(한화 약 64조790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 탈세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막아야 한다"며 재무부의 정책 마련 및 과세 규칙 발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