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이 미카법(MiCA)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일률적용을 17일 강조했다.
ESMA 관계자들은 이날 "거대 암호화폐 기업들이 미카법을 무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현재 규제당국이 직면한 과제"라며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일률적인 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벤자민 벌랫 ESMA 디지털 금융 혁신팀 수석 책임자는 바이낸스 등을 대표 대기업으로 언급하며 "법 시행 후 한 국가에서 라이선스를 받으면 EU 내 회원국 27개국에서도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회원국 전반적으로 규칙이 엄격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ESMA는 법안 세부조정 및 업계 의견 수렴 기간을 거치고 있다. 9월 20일까지 이를 통해 암호화폐 기업 인증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SMA의 이런 움직임은 미카법 시행에 대한 비판을 보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미카법을 두고 "FTX 파산 사건 등이 발생하기 전부터 제정되어온 규정인데 시장의 트렌드와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의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피드백에 미카법은 추후에도 단계적인 수정·보완 작업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아만딘 코디어 ESMA 투자자 보호 및 중개 부서 책임자 역시 FTX 사태 등 예상하지 못한 이해충돌로 투자자들에게 피해로 돌아간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으니 미카법은 암호화폐 기업에 꽤 큰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레나 로스 ESMA 청장은 지난 13일 "미카법이 시행되어도 안전한 암호화폐 같은 것은 없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상기시키고 싶다"며 EU가 다른 지역 대비 유리한 운영이 가능한 특정 지역으로 여겨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암호화폐 기업들이 이런 부분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직접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