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가 외환 보유고로 담보되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HKDG를 발행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이 나왔다.
홍콩 현지 전문가들은 3일(현지시간) 정책 제안서를 통해 "홍콩 정부가 기존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USD코인(USDC) 등과 경쟁하기 위해 외환 보유고를 통해 가치를 담보하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HKDG를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정책 제안서는 홍콩과학기술대학교 부총장이자 홍콩 웹3 협회 수석과학고문 왕양, 엔젤투자자 차이 원성, 블록시티 설립자 레이 즈빈, 박사과정 웬 이저우가 공동 작성했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 경제를 잇는 가교로 스테이블코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해당 제안서는 "홍콩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홍콩의 금융 포괄성, 거래 효율성, 비용, 결제 시스템, 핀테크 역량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민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한 기존 정부 계획만으로는 시장 점유율을 충분히 가져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1, 2위 스테이블코인 USDT와 USDC의 종합 시가총액은 1100억 달러, 엑스퍼스(Xfers)가 발행한 싱가포르 스테이블코인 XSGD의 시가총액은 660만 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이들은 홍콩 당국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의 담보로 외화보유고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제안서는 "올해 3월 기준 홍콩 외화보유액은 4300억 달러(한화 약 557조원)로, USDT와 USDC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면서 이로써 정부가 지원하는 홍콩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더 높은 신뢰도와 낮은 리스크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작성자들은 이 같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법률 및 규제 문제, 기술적 위험, 단기 환율 변동 같은 잠재적 위험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정부 발행 스테이블코인이 민간 스테이블코인보다 위험성이 낮을 것"이라면서 "홍콩 정부 규제와 블록체인 기술의 투명성에 따른 강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제안서는 HKDG가 홍콩의 탈달러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로서 미국 달러 지배력에 도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담겼다.
아울러, 정부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전통 자산의 디지털화 촉진, 금융 혁신 및 경쟁력 촉진, 투명성 향상에도 유익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정책 제안은 홍콩 정부가 암호화폐 산업의 글로벌 허브가 되기 위한 친 산업적 기조와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홍콩은 암호화폐 신규 지침을 발표하고 지난달 1일부터 거래소 허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재무장관이 이끄는 태스크포스를 조직, 웹3.0 생태계 육성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