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부채한도 협상에서 암호화폐 과세 허점을 허용하는 공화당 측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부유세 회피 행위(wealth tax cheats)와 암호화폐 거래자를 보호하고, 100만 미국인에 식품 위험을 야기할 수 있는 공화당 제안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의회는 정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기 위해 협상에 들어갔지만 첨예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 백악관은 부채 문제가 이전 정부의 감세 탓이라면서 목표 세금을 인상해 부채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암호화폐와 부동산 거래 관련 추가 과세를 통해 약 400억 달러(한화 약 53조원)의 세수를 추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암호화폐와 관련해 정부는 2024년 회계연도 예산안에 채굴 전력 사용 30% 과세, 암호화폐 워시트레이딩(wash trading, 자전거래) 제한을 위한 과세 규정 변경 등을 제안한 바 있다.
반면, 공화당은 "미국 부채 증가는 수입 문제가 아니라 지출 문제"라면서 4조8000억 달러(한화 약 6348조원)의 지출 삭감을 통해 재정 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 측은 "정부는 역사상 가장 많은 세금을 징수하고 있지만 연방 지출이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해 정부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 지출이 수조 달러 증가했다는 점도 짚었다.
한편 이 같은 지출 삭감은 연방 기관 예산을 2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수십억 달러의 청정 에너지 보조금와 국세청 탈세 추적 예산, 식품안전검사(150억 달러) 등이 영향을 받게 된다.
정부는 이 같은 지출 삭감은 "미국인들을 빈곤으로 몰아넣는 것"이며 "공화당 제안이 너무 극단적이어서 분열된 의회를 통과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정부와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 협상에 실패하면 내달 1일부터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들어갈 수 있다며 협상 타격을 재촉하고 있다.
바이든은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매카시 하원 의장과 전화 통화로 협상을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