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2위 은행인 토론토도미니언은행(이하 TD뱅크)이 지난해 2월부터 추진해 온 미국 은행 퍼스트호라이즌 인수를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미국 지역 은행을 진원지로 하는 미국 금융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 은행의 미국 진출이라는 점에서 합병을 승인 받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소식에 퍼스트호라이즌 주가는 급락했다.
TD뱅크와 퍼스트호라이즌은 4일 공동성명을 내고 "합병 작업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TD뱅크는 작년 2월 퍼스트호라이즌을 약 134억 달러(한화 약 17조원)에 인수한 후 합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계획대로 합병을 완료했을 경우 TD뱅크는 미국 은행업계 6위로 도약할 것으로 점쳐졌다.
합병을 취소함에 따라 TD뱅크는 합병 계약의 일부로서 퍼스트호라이즌에 지급해야 하는 2500만 달러 규모(한화 약 원)의 수수료 외에 2억 달러(한화 약 2650억원)를 추가로 지불할 예정이다.
합병을 취소하기로 한 배경으로 양사 모두 규제 불확실성을 꼽았다.
두 은행은 성명에서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규제당국의 전제조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분명해지자 이를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퍼스트호라이즌의 주가는 합병 취소 소식이 전해지자 개장 전 시간외거래에서 한때 41% 까지 급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합병이 무산된 것과 관련, "미 규제 당국이 자국 내 지역 은행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해외 은행에 어떤 역할을 맡길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며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 미국 은행들이 가파른 주가 하락과 예금 유출을 겪는 가운데 이에 대한 의문에 답하는 게 시급해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은행위기의 시작인 실리콘밸리은행과 유사한 방식으로 미국 지역의 중소은행이 잇따라 파산하면서 불경기가 심화될 수 있단 우레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올해 파산한 미국의 3개 은행의 자산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파산한 25개 일반 은행의 자산 합계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지난해 12월 통계를 인용, 올해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등의 자산 합계가 무려 5320억 달러(한화 약 713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