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직전에 다우데이타 주식 605억원어치를 매도해 논란이 됐던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또한 매각 대금을 사회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 회장은 자신의 다우데이타 주식 매각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4일 김 회장은 여의도 키움증권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어 다우키움그룹 회장직 및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퇴하고 다우데이타 주식 매각 대금을 사회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먼저 높은 도덕적 책임이 요구되는 기업인으로서, 한 그룹의 회장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면서 "향후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의 조사에 숨김과 보탬없이 적극적이고 성실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사과 입장을 표하면서도 자신의 다우데이타 주식 매각에 대해서는 합법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저의 주식 매각에 대해 제기된 악의적인 주장에 대하여 객관적인 자료로 소명하고자 했으나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매도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모든 분들께 상실감을 드린 것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결심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향후 금융 당국과 수사기관 조사에 숨김과 보탬 없이 적극적이고 성실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회장은 다우데이타를 포함한 8개 종목의 하한가 사태가 일어나기 2거래일 전인 지난달 20일 다우데이타 주식 605억원어치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매각했다.
주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는 김 회장의 블록딜이 하한가 사태의 배후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김 회장은 사태 발생 후 9일 만에 사과를 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매각대금을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할 것인지를 언급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2분간의 사과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어떤 대답도 하지 않고 홍보실과 수행원들을 대동하고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라 대표는 "김 회장이 블록딜로 매각한 다우데이타 주식 600억원어치를 제3자가 가져갔는데, 이들이 낮은 가격에 주식을 팔면서 주가가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김 회장과 제3자 사이에는 실제로는 돈이 오가지 않았을 것이다. 블록딜 물량을 받아 간 제3자는 사실 김 회장과 한 몸으로, 김 회장이 본인 명의로 주식을 팔아서 주가를 떨어뜨릴 수 없으니 제3자의 손을 빌린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회장은 블록딜 거래명세서를 공개하며 라 대표의 주장에 반박했다.
공개된 잔고·거래 명세서에는 김 회장이 지난달 24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에 대한 매매대금 605억을 자신의 키움증권 계좌로 입금받은 내역이 찍혀있었다.
키움증권 측은 "(블록딜) 매도 일자는 외국계 증권사의 일정에 따라 수동적으로 결정됐다. 우리는 매수자를 알지도 못하고 알 수도 없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지난달 28일부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합동수사팀을 꾸려 주가조작 사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