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권이 흔들리면서 신용경색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통화정책 결정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오스탄 굴스비(Austan Goolsbee) 시카고 연은 총재는 시카고경제클럽 연설 전 준비된 발언을 통해 "지난달 실리콘밸리 은행과 시그니처 은행이 파산하면서, 지방은행 대출이 얼마나 줄어들지 불분명한 상황"이라면서 "통화정책 설정에서 있어서 신중함과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카고 연은 총재 지난 1월 취임했으며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회의에서 투표권을 가진다.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금융 역풍이 어디로 불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통화정책 결정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역사는 금융 스트레스 상황이 위기로 확대되지 않더라도 신용 여건이 더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금융권 위기는 실물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연준은 통화 정책을 수립할 때 이 부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은행권 문제가 금융 긴축 상황으로 이어질 경우, 통화 정책 역할이 줄어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은행 역풍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데 미친 영향을 파악할 때까지 추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너무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은행권 혼란이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연준 내에서도 금리 방향에 대한 견해차가 발생하고 있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은 "실시간으로 상황을 평가하기 어렵다"면서도 은행 사태가 시장에 '금리인상'에 상응하거나 그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닐 카쉬카리(Neel Kashkari)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은행 위기로 인해 경기둔화(혹은 경기침체)에 확실히 더 가까워졌다"면서 "금리 작업을 덜 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패트릭 하커(Patrick Harker)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어떤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 결정하기 위해 계속해서 가능한 데이터들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나 "물가상승률 둔화세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여전히 긴축적인 통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 뉴욕 연은 총재는 "최종 결정은 앞으로 나올 데이터에 달려 있다"면서도, "다음 통화 정책 회의에서 다시 한 번 0.25%p를 인상하는 것은 합리적인 시작점"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금융 시스템이 안정화됐다"면서 "아직 초기 단계지만 신용 여건이 급격히 긴축될 조짐은 없다"고 진단했다.
수전 콜린스(Susan Collins) 보스턴 연은 총재도 "약간 더 추가적인 통화 긴축을 예상하며 해당 수준을 연말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임스 불라드(James Bullard)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경제 전망에 대해 낙관하는 한편, 물가 상황에 더 무게를 뒀다.
그는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만큼 신용 여건이 긴축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연준이 강력한 경제, 끈질긴 물가상승률과 싸워야 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12일 오후 3시 40분 기준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이 내달 0.25%p 금리인상을 단행할 확률을 67.2%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