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준비은행 '디지털 루피' 컨셉 보고서 발간..."토큰 기반 소매 CBDC도 검토 중"

인도 통화당국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컨셉 보고서를 통해 "계좌 기반 도매 CBDC와 토큰 기반 소매 CBDC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계적인 CBDC 도입을 추진 중인 인도 준비은행(RBI)은 지난 7일(현지시간) 컨셉 보고서를 통해 고려 중인 설계 방향과 ▲프로토타입 구축 ▲활용 사례에 따른 스트레스 테스트 ▲평가 등 최종 도입에 앞서 진행될 각 단계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제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준비은행은 소매 CBDC와 도매 CBDC를 분리해, 각 시스템에 서로 다른 기술을 활용할 방침이다.

은행은 계좌 기반 '도매 CBDC(CBDC-W)'와 토큰 기반 '소매 CBDC(CBDC-R)'를 모두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도매 CBDC는 금융기관 간 즉각 결제에 사용되며, 소매 CBDC는 전자 형태의 현금으로 개인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서명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본적인 수준의 프라이버시를 기대할 수 있다.

통화당국은 소액 결제는 익명성을 보장하고, 대규모 거래만 추적성을 갖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금세탁방지 책임은 지불 인터페이스 제공업체(시중 은행)에 부과해 준비은행이 개인의 데이터를 보유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은행 예금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이자는 지급하지 않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데이터 처리량 한계가 있는 분산원장기술(DLT)를 전면 적용할 순 없지만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고려될 수 있음을 나타냈다.

이밖에 현금과 같은 고정 액면가 활용, 오프라인 기능 지원, UPI, 페이티엠, 지페이 같은 기존 결제 인프라 호환 등도 연구한다. '프로그래밍' 기능 지원 의사도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RBI는 CBDC 개발 동기가 '암호화폐의 금융 안정성 위협'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은 "CBDC는 통상적으로 알려진 화폐의 기본 개념에 도전하는 민간 화폐의 빠른 증식에 대응하기 위한 주권통화"라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더 큰 통제력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RBI는 "당국은 국민에게 위험 없는 CBDC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면서 "CBDC를 통해 민간 암호화폐 위험을 없애는 동시에 디지털 화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운영 비용 절감, 금융 포괄성, 시스템 탄력성, 효율성, 혁신성, 국경 간 결제 개선, 대중 친화적 특성 등의 강점을 나열하면서 "CBDC가 화폐 기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화폐 발전의 최전선에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인도의 CBDC 시범 운영은 내년 1분기 시작될 예정이다. 중국에 이어 인도까지 CBDC를 도입하게 되면 전 세계 인구의 약 36%가 CBDC를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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