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 전문 스타트업 챔파워(ChEmpower)가 차세대 칩 제조 공정 혁신을 목표로 1,870만 달러(약 269억 원)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자금 조달은 M벤처스와 랩소디 벤처 파트너스가 공동 주도했으며, 인텔 캐피탈, 3M 벤처스, 포트힐 벤처스 등 주요 투자자들이 동참했다.
챔파워는 반도체 웨이퍼 연마 공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CMP(Chemical Mechanical Planarization) 소재를 개발한다. 기존 CMP 방식이 연마 입자와 화학 슬러리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인 반면, 챔파워는 입자가 없는 연마 패드와 화학 용액을 통해 수율 손실과 비용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Sudhanshu Misra 박사(CEO)는 "기존의 연마입자가 아닌 특수 화학 패드 방식으로 전환하면 불필요한 긁힘이나 잔여물을 줄여 수율 손실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10나노 이하 공정에서 고성능 AI 칩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CMP 연마 공정의 중요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Misra는 "반도체가 점점 복잡해질수록 연마 단계는 더 정밀해져야 하며, 저희 기술은 더욱 얇고 민감한 구조에서도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잡한 회로층을 갖는 칩에서 CMP 잔여물로 인해 발생하는 수율 손실이 고객에 따라 5~10%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챔파워의 기술은 환경적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반도체 공정에서 연간 최대 80억 갤런(약 3억 3000만 톤)의 물이 소비되며 이 중 40% 이상이 CMP 공정에서 사용된다. Misra는 “CMP에 쓰이는 물을 순환 및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해 반도체 제조의 친환경적 전환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인텔 캐피탈의 스콧 쇼 최고참모는 "AI와 지속가능성이 반도체 산업의 핵심 트렌드로 부상한 시점에서 챔파워와 같은 기술 혁신 기업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그는 챔파워의 CMP 기술이 대규모 확장이 가능하고 업계의 까다로운 요구를 정확히 해결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챔파워는 이번 투자금을 활용해 기술 고도화 및 신규 제품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현재는 구리 소재 칩 생산을 위한 연마·화학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나, 향후 몰리브덴, 루테늄 등 다양한 소재와 폴리머 기반 칩 공정으로 응용 분야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Misra는 "우리는 화학을 재단하듯 다루는 분자 재단사로, 고객의 필요에 맞춰 다양한 물질을 정밀하게 설계하고 맞춤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