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가 만든 기적…라스트 에포크, 250만 장 돌파에 대규모 업데이트

지난 2023년 게임스컴에서 소개됐던 시간 여행 액션 RPG '라스트 에포크(Last Epoch)'가 누적 판매량 250만 장을 돌파하며 인디 게임계에 새로운 성공 신화를 썼다. 개발사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Eleventh Hour Games)는 해당 타이틀을 기반으로 시즌2 '지워진 자들의 무덤(Tombs of the Erased)'을 포함한 1.2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하며, 당초 커뮤니티 기반 공동 창작 게임이라는 의도를 현실로 만들었다.

창업자이자 CEO인 저드 코블러(Judd Cobler)는 2018년 친구들과 함께 레딧에서 게임 이야기를 나누다 직접 개발해보자는 아이디어를 실현시켰다. 당시 자금과 개발 경험 모두 부족했지만, 레딧을 통해 인재를 모아 초기 8명의 팀으로 시작, 2021년에는 텐센트로부터 1,700만 달러(약 24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는 105명의 직원이 함께하며 독자적인 스튜디오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우리는 팬의 열정이 어떻게 최고 수준의 RPG를 만들 수 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1.2 업데이트에서는 크래프팅 시스템을 비롯해 ‘센티넬’ 클래스의 전면 개편, ‘운명의 단편(Monolith of Fate)’ 보강 등이 핵심이다. 특히 디아블로2의 명중 유도 화살에서 영감을 받은 신규 스킬과 함께, ‘위버’라는 신규 진영이 등장했다. 이들은 플레이어가 엔드게임 진행 중 단편의 시간대로 직접 개입할 수 있게 해 게임의 전략성과 다양성을 크게 높였다.

업데이트에서 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전문화 변경’을 가능케 한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레벨 20 이후 하나의 전문화만 선택 가능했지만, 이제는 게임 중 언제든 NPC를 통해 바꿀 수 있다. 코블러는 “게임을 유저 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해 제작 방향을 완전히 전환했다”며 “커뮤니티가 직접 목소리를 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기존에 한계로 지적됐던 센티넬 클래스의 기동성과 방어 능력이 개선됐고, 패시브 트리도 대폭 재구성됐다. 새로운 던전 지역과 강화된 최종 보스, 전용 아이템 특성을 갖춘 ‘챔피언 몬스터’ 등도 엔드게임 경험을 풍부하게 한다. 특히 ‘위버 진영 트리’나 신규 ‘에코’ 시스템은 기존 사용자뿐 아니라 복귀 유저들의 관심까지 끌어들이는 요소로 꼽힌다.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는 이번 시즌2 론칭을 기점으로 약 4개월 주기의 정기 업데이트를 계획 중이다. 코블러는 “지난 1.1에서 팬들 피드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던 점을 반성했고, 품질 우선을 위해 약 9개월을 투자해 업데이트했다”고 말했다. 런칭 초기에는 서버 안정성 문제도 있었지만, 현재는 그래픽 품질과 편의 기능까지 안정적으로 개선됐다.

이번 업데이트는 나아가 킥스타터 캠페인 7주년을 기념해 공개돼 그 의미를 더했다. ‘라스트 에포크’는 현재 스탠다드 에디션(35달러), 디럭스 에디션(50달러), 얼티밋 에디션(65달러)로 판매되고 있으며, 스팀 역대 동시 접속자 수 39위를 기록하는 등 커뮤니티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코블러는 “우리는 이 게임이 유저 모두를 위한 작품이라고 믿는다”며 “정말 많은 사랑과 헌신이 담긴 프로젝트였고, 앞으로도 더 나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지속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