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9만4000달러를 돌파하며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이 3조 달러를 넘어서자, 기관 수요가 확대되며 상승세에 불을 지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더블록(The Block)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부터 이어진 급등세로 9만4000달러를 돌파했으며, 전체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은 6주 만에 3조 달러를 넘어서며 반등에 성공하였다. 이더리움은 1800달러를 회복했고, 솔라나는 150달러 선을 다시 돌파했다.
시장 반등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교체설을 일축하고, 미중 간 관세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도 중국과의 무역 긴장 완화 의지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지난 일주일간 각각 12%, 14% 상승하며 나스닥과 S&P500을 능가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비트코인 옵션 거래량은 2월 수치를 넘어섰고, 총 미결제 약정은 1240억 달러를 돌파하며 투자 심리 회복을 나타냈다.
이번 랠리는 5억5400만 달러 규모의 숏 포지션 청산도 상승폭을 키우는 데 기여했으며, 이 중 약 50%는 비트코인, 25%는 이더리움에서 발생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기술적 저항선인 9만 달러대를 강하게 돌파했다.
기관 투자자들도 빠르게 복귀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하루 만에 9억3600만 달러의 자금 유입을 기록하며 역사상 7번째로 높은 일일 순유입액을 기록했다. 브랜든 루트닉 캔터 피츠제럴드 CEO는 테더, 소프트뱅크, 비트파이넥스와 함께 3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펀드 ‘트웬티원 캐피털’을 설립할 계획을 발표하며, 기업형 BTC 보유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론에 대해 경고했다. 브렌 리서치의 발렌틴 푸르니에는 “비트코인이 기술적으로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다”며 단기 조정을 예고했고, 비트파이넥스도 “90,000달러 선 유지는 중요하지만, 자금 조달비율과 알트코인의 부진 등을 고려할 때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QCP 캐피털은 “미국의 물가 불안정성과 미중 무역협상 지속이라는 거시적 변수는 여전히 위험 요소”라고 진단했으며, 난센(Nansen)의 오렐리 바데르 역시 “트럼프의 증시 방어 기대감이 있지만, 시장은 변동성이 큰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