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 재진출을 노리고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 손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미국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청하면서, 동시에 트럼프 가족이 만든 암호화폐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과 긴밀히 협력 중이다.
바이낸스는 최근 미국 재무부 당국자들과 회동을 갖고, 자금세탁 방지 관련 감시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트럼프의 아들이 주도하는 WLF의 달러 연동 새로운 암호화폐를 자사 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지난달엔 바이낸스가 트럼프 가족에게 접근해 미국 내 바이낸스 법인의 지분을 공유하는 방안을 제안한 사실도 알려졌다. WSJ는 이를 두고 바이낸스와 트럼프 가족의 관계가 정치적 동맹 수준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은 지난해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미국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고, 43억 달러 벌금을 내는 조건으로 정부와 합의했다. 그는 이후 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바이낸스는 규제 부담으로 미국 시장 점유율이 27%에서 1%로 급락한 상황이다.
자오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사면을 받게 되면 바이낸스의 미국 복귀가 쉬워지고, 글로벌 운영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WSJ는 또 WLF도 바이낸스의 전 세계 암호화폐 네트워크를 활용해 빠르게 시장 안착을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조직의 관계는 지난해 12월 아부다비에서 열린 '비트코인 메나 2024' 행사에서 시작됐다. 당시 자오와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은 VIP 구역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자오 창업자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암호화폐 정책이 과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해진다.
바이낸스는 현재 2억5천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거래 규모는 약 650억 달러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