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조정을 거듭하면서 주요 종목들의 움직임이 엇갈리고 있다. 비트코인(BTC)은 주 중반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결국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고, 리플(XRP)은 주요 호재에도 불구하고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동시에 알트코인 중 일부는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내며 시장 내 자금순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번 주 비트코인의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변화가 없었던 점과 리플의 법적 분쟁 종료 소식까지 겹치며 단기 변동성이 커졌다. 주초 BTC는 한때 8만 9,000달러에 근접하는 등 올 들어 다소 드문 고점을 기록했지만, 금요일을 기점으로 하락폭이 가팔라지며 다시 8만 4,000달러 초반선으로 밀려났다. 이는 주 중 상승분이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투자 심리는 다시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한편 리플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오랜 소송에서 자발적으로 항소를 포기한다고 발표하면서 사실상 4년여 간의 법정 공방에 마침표를 찍었다. XRP 현직 법무 책임자의 확인 발언이 있은 직후 시장에서는 ‘XRP ETF 출시 가능성’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정작 가격은 이에 반하는 흐름을 보이며 일주일 사이 약 8% 하락한 2.19달러 선까지 내려갔다.
그와 대조적으로 일부 알트코인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사 미디어 계열사를 통해 크립토닷컴(Crypto.com)과 ETF 관련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해당 거래소 토큰인 크로노스(CRO)는 일주일간 약 40% 급등했다. 또한 SUI, AVAX, 도지코인(DOGE), 시바이누(SHIB)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파이코인(PI)은 14%가량 급락해 희비가 엇갈렸다.
이번 주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사건은 비디오게임 유통기업 게임스톱이 약 13억 달러(약 1조 9,000억 원)를 조달해 비트코인을 대량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공식 문서에 명시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상장기업이 비트코인을 대체자산으로 간주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ETF 시장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포착됐다. 미국 내 현물 비트코인 ETF로의 자금 유입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부 분석가는 향후 조정장에서 ETF들이 방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크립토퀀트는 ETF 흐름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하며, 이는 제도권 내 암호화폐 편입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시장 지표는 여전히 혼조세다. 총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약 2조 8,430억 달러(약 4,147조 원), 24시간 거래대금은 1,090억 달러(약 159조 1,400억 원) 수준을 유지 중이다. 비트코인 점유율은 59% 수준이며, 주요 자산별 등락률은 BTC +0.5%, ETH -3.4%, XRP -8%로 집계됐다.
향후 암호화폐 시장은 거시경제 지표와 정치권의 암호화폐 수용 여부, 그리고 예상보다 둔화된 정책 변화 속도 등에 따라 제도권 유입 흐름이 불안정해질 수 있는 만큼, 단기적 뉴스보다 중·장기 방향성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