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Crypto.com)에 대한 조사를 공식적으로 종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크리스 마르자렉(Kris Marszalek) CEO는 SEC가 최종적으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이 같은 발표가 업계 전반에 중요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27일 마르자렉은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SEC는 우리가 은행, 회계법인, 투자자와의 접점을 차단하는 등 수단을 총동원해 억압하려 했다”며 “이는 업계를 고사시키기 위한 의도된 시도였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날 SEC는 암호화폐 거래회사 컴벌랜드 DRW에 대한 민사 소송도 기각하며 ‘혐의 없음’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한편, SEC 차기 위원장 지명자인 폴 앳킨스(Paul Atkins)는 이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FTX와의 연관성을 둘러싼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다. 매사추세츠주 엘리자베스 워렌(Elizabeth Warren) 상원의원은 그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당시에 SEC 위원으로서 보여준 판단력 부족을 지적하며, 그의 자문 회사가 FTX에 조언을 제공한 점을 문제 삼았다.
워렌은 “SEC 위원장에 지명된 만큼 자신의 자문회사인 파토맥 글로벌 파트너스(Patomak Global Partners)가 누구에게 매각되는지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며, “SEC의 향후 수장을 사전 구매하려는 이들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앳킨스는 절차를 따르겠다고만 답변하고, 구체적인 대응은 피했다.
유럽에서는 암호화폐 관련 수요와 실제 서비스 제공 간의 괴리가 나타났다. 암호화폐 투자 플랫폼 비트판다(Bitpanda)가 발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유럽의 금융기관 중 암호화폐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은 19%에 불과한 반면, 기업 투자자 중 40% 이상이 이미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으며, 18%는 향후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의 80% 이상은 암호화폐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서비스 확대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그럼에도 일부 기관은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18%는 암호화폐 이체 관련 상품을 중심으로 서비스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SEC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 암호화폐* 기조 속에서 규제 완화 흐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SEC 수장 인선 과정과 유럽 금융기관의 대응처럼 규제 체계 수립 과정은 여전히 복잡하고 다면적인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