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예상 밖의 고강도 관세 계획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4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5.97% 하락하며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S&P500은 4.84%, 다우지수는 3.98% 떨어지며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을 보였다.
특히 애플 등 대형 기술주들이 예상되는 공급망 충격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애플은 하루 만에 9% 넘게 하락했고,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기술주들의 시가총액은 약 1조 달러(약 1,360조 원) 증발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암호화폐 시장도 동반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관세 발표 전 8만8천 달러에서 8만1천 달러 아래로 내려앉았으며,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약 8% 줄었다. '공포와 탐욕 지수'도 다시 극단적 공포 상태로 전환됐다.
외환 및 원자재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1.61% 급락하며 2024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하루 만에 7% 넘게 빠졌다. 반면 금 현물 가격은 전날과 유사한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밤 3월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당분간 노동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향후 발언에 주목하고 있으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에 따르면 긴축적인 경제 전망에 따라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 예상이 지난달 2회에서 4회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