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앞다퉈 블록체인 솔루션을 공개하며,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존재감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SK 주식회사 C&C 역시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나선 선두 주자의 한 곳이다. 특히 SK C&C의 오세현 전무는 최근 출범한 블록체인 관련 민간 협의체인 ‘블록체인 오픈 포럼’의 의장을 맡기도 했다.
SK C&C가 자체적으로 개발,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블록체인 솔루션의 주요 특징과 차별성에 관해, 직접 개발에 참여한 권용민 블록체인팀 수석을 통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더블록체인 (이하 THE BC): SK주식회사 C&C의 블록체인 솔루션의 구성은
SK 주식회사 C&C 블록체인팀 권용민 수석 (이하 : SK C&C) : SK C&C의 블록체인 아키텍처는 4개의 레이어로 구성되어 있다. 제일 하단에는 클라우드 기반의 인프라가 있고 그 위에 블록체인 코어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 레이어가 있다. 하이퍼레저를 기반으로 커스터마이즈해서 클라우드 위에서 동작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코어 플랫폼 위에는 비즈니스에 특화된 솔루션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공통 모듈이다.
여러 가지 SDK가 준비되어 있다. 최근 개념증명(PoC)을 했던 디지털 ID를 포함해서 물류 추적이나 문서 관리, 인증, 그리고 법률적인 계약과 관련된 부분이 있을 경우를 위한 법률적인 고려 사항,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여러 개로 흩어져 있으면 그 부분이 연결될 수 있는 사이드체인 등도 포함돼 있다. 사전에 준비된 서비스 레이어에 SDK나 API를 조합해서 시스템들을 구현하는 아키텍처로 설계돼 있다.
THE BC : 최근 진행한 대표적인 PoC는 무엇이 있나?
SK C&C : 최근에 디지털 ID 인증 서비스의 PoC를 진행했다. 모바일 기반으로 하나의 디지털 ID를 통해 여러 앱 서비스를 포함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골자이다. 기존에는 새로운 서비스나 앱에 가입할 때마다 새로운 ID를 만들고, 로그인해야 했다. 여러 개의 아이디를 기억해야 하는 등 불편했는데, 하나의 디지털 ID를 통해 손쉽게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물류 부문에서 PoC를 진행하고 있다. 물류에서 제일 궁금한 것 중 하나가 도대체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또 언제 도착하는지 등이다. 중간 과정에 파손은 없는지 역시 궁금한 사항이다. 즉, 물류의 가시성 확보의 문제이다. 또한 물류에 필요한 문서가 매우 다양하다. 각종 문서를 전자적으로 전환하고, 신뢰성을 담보해 원본임을 증명해 주면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PoC에 포함돼 있다.
THE BC: 우선 순위를 두고 공략할 업종이 있는지?
SK C&C: 금융은 당연히 관심을 높고, 융을 제외한 다른 산업으로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선 물류 산업을 꼽을 수 있다. 물류 분야는 제조와 같은 공급망관리(SCM)의 수요가 많다. 리테일도 우선 관심 대상이다. 롯데마트나 홈플러스와 같은 유통업자들은 특히 결제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THE BC: 지금 당장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나?
SK C&C: 아직은 구축하는 과정이다. 디지털 ID SDK의 경우 완성이 됐고, 클라우드도 동작하고 있다. 다른 기능들은 지속적인 PoC를 거쳐 보강해 나갈 예정이다.
THE BC: 실질적으로 시장에 적용되는 시점은 언제로 보나?
SK C&C: 상용화에 대한 시점은 시장의 니즈나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할 문제로 본다. 일단 연내 출시를 목표로 정해놨다. 다만 블록체인 시장에 대한 반응이나 기술에 대한 성숙도 등을 고려해서 출시 시점이 결정될 것이다.
THE BC: SK C&C가 지닌 블록체인 분야의 차별성은?
SK C&C: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 비즈니스 요구 상황이나 시장의 변화에 따라서 빠르게 대응을 할수 있다. 일반적인 시스템 통합 업체들이 솔루션을 내재화하지 않고 단순하게 여러 시스템을 통합하는 것과는 차별된다. 연구개발부서에서 직접 개발했기 때문에 가능한 차별성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SK C&C가 블록체인 비즈니스나 기술과 관련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만간 호주에서 열릴 국제 블록체인 표준 논의에도 참여해 글로벌 표준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번에 국내에서 출범한 블록체인 오픈 포럼의 의장은 SK C&C에서 배출됐다.
세 번째는, SK C&C는 블록체인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이나 클라우드같은 다양한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하나의 독자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인공지능이나 클라우드, 빅데이터와 접목이 되면서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의 융합서비스를 통해서 차별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SK C&C의 블록체인 아키텍처 구성도 등 추가내용은 4월 17일자 격주간 블록체인 인사이트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성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