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이용한 ESG 강화에 나섰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적(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합친 단어다. 세 가지는 각각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을 포함하는 투명한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패러다임이다. 이는 기업 경영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더 나아가 국가 경영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요소로 평가받는다.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은 가속되고 있다.
2021년 12월 1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블록체인 기반 천연고무 이력 추적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한국타이어가 참여한 '프로젝트 트리(PROJECT TREE)'는 타이어의 주재료인 천연고무의 원물 공급부터 제조·판매 이력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추적하게 만드는 프로젝트다. 이 과정에서 천연고무가 산림보호구역에서 채취한 불법적인 천연고무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는 천연고무 공급망의 사회적 책임에 따라 청책을 개정하며 ESG 목표를 따라가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도 ESG 경영에 약 100억 원을 투자했다. 두나무는 2021년 5월 6일 ESG 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100억 원을 투자해 사회적 책임 경영을 위한 '업비트 디지털 자산 투자자 보호 센터' 설립을 발표했다.
2022년에는 송치형 두나무 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하며 블록체인의 특성인 분산, 분배, 합의규칙을 두나무 ESG의 핵심 가치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2021년 10월 밝혔다. 분산은 환경과 사회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수익 나눔을, 분배는 두나무의 기술을 활용해 정보와 교육 소외를 없애는 것을, 합의규칙은 디지털 자산 표준 룰과 건강한 투자 생태계 조성을 미션으로 담고 있다.
두나무는 2024년까지 ESG 경영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할 계획이다. 두나무가 선정한 ESG 핵심 키워드는 ▲나무 ▲청년 ▲투자자 보호이다.
세종텔레콤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ESG 경영 전환에 나선다. 세종텔레콤은 ESG 경영의 핵심 기술로 블록체인을 꼽으면서 자체 블록체인 통합 플랫폼 '블루브릭'을 통해 ESG 경영 전환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세종텔레콤은 우선 부산 블록체인 규제특구에서 ESG 사업에 해당하는 블록체인 기반 의료·부동산 사업을 진행한 후 성과에 따라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는 부산 특구 내 블록체인 기반 의료 마이데이터 비대면 플랫폼과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집합투자·수익배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세종텔레콤은 블록체인 기술로 데이터 신뢰도를 높이고 금융을 포함한 전 산업의 거래 과정에 투명성을 더해 ESG의 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다.
해외도 다르지 않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는 이미 2018년부터 블록체인으로 커피 원두의 생산 및 유통 이력을 조회하는 빈투컵(Bean to Cup)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스타벅스는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르완다의 커피 농부들과 협력해 커피 원두 추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커피 재배 농부의 이력부터 커피 콩의 유통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함으로써 공정 무역을 보장하고 커피 생산국가의 삶을 향상시킨다는 목표다.
이인형 푸른아시아 전문위원은 한 칼럼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모든 개인의 활동을 보상하는 방식, 이를 체계화해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 그리고 그 플랫폼 위에 구동되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등이 바로 ESG 경영의 서포터로 가능해진다"며 "활동의 결과를 보상해 주는 데이터는 개인의 신용평가 요소로도 활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ESG 시대에 결국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그 기술은 블록체인"이라고 설명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2021년 12월 1일 추계 학술대회에서 암호화폐를 포용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해외 전통 금융기관도 기후 변화를 금융 리스크 중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며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와 ESG 투자 촉진 등에 대한 자본시장과 참가자들의 체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