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과 기존 자본시장의 유사성을 꼽으며 포용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병두 이사장은 2021년 12월 1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자본시장의 제2도약을 위한 향후 과제'를 주제로 개최된 추계 공동학술대회에서 "자본시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로 가상자산을 포용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가상자산 시장도 투자자 보호와 거래 안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자본시장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4대 코인 거래소의 이용자가 500만 명을 넘었고, 하루 거래 대금이 14조 원으로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에 육박했다"며 "가상자산이 메이저 투자 자산이 됐는데 우리 자본시장에서는 그만한 준비가 되지 못해 제도적 틀을 마련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가 2021년 5월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에게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4대 거래소의 실명확인(KYC) 절차를 거친 가입자는 2021년 5월 3일 기준 누적 587만 3000명이다.
손 이사장은 거래소를 비롯한 자본시장이 기후 변화와 '글로벌 원 마켓' 시대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해외 전통 금융기관도 기후 변화를 금융 리스크 중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며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촉진 등에 대해 자본시장과 참가자들이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초연결 사회로 인해 거래소가 해외 거래소와 직접 경쟁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며 "시장의 몸집이 커진 만큼 낡은 규제를 정비해 외형에 걸맞은 틀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증권법학회와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