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블록체인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의 해외송금 기술에 대한 검증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로써 다양한 코인과 토큰들이 금융권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2021년 11월 30일 신한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의 해외송금 기술 개발과 관련해 검증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의 극심한 변동성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코인으로 보통 미국의 달러화 등 기축통화를 설정해 해당 통화와 동일한 가치를 지니도록 설정한 코인이다. 대표적으로는 테더의 USDT가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미국의 대형은행인 JP모건이 JPM 코인을 발행하는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 스테이블코인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 해외송금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2021년 8월에는 신한은행이 이사회로 참여하고 있는 헤데라 해시그래프와 협업해 블록체인 기술과 네트워크를 활용한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 기술 개발을 진행했다. 이번 기술 검증은 송금은행과 수취은행이 PoC(Proof of Concept, 개념 검증) 환경에서 헤데라 해시그래프를 통해 송금 내용을 확인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비용과 시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추후 스테이블코인 해외송금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은행 간 해외송금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와 소요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통 해외송금 서비스는 송금 은행이 외화 송금 전문을 작성해 중개은행에 전달해 수취은행으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중개은행의 중개 수수료 20달러가 발생하고 영업일 기준 최소 2일에서 6일 정도가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해외송금이 이뤄지면 중개은행 없이 은행 간 직접 송금이 가능해져 중개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고 건당 100원 미만이 소요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사용료만 지불하면 된다. 또한 송금에 필요한 시간 역시 35초 정도로 사실상 실시간으로 송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작동되는 네트워크 특성상 송금 진행 상황이나 송금 데이터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이런 장점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 블록체인 기반의 송금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인 국제 송금, 세계적인 트렌드
2021년 10월 25일, 스텔라개발재단은 스테이블코인 USDC를 활용해 유럽과 아프리카 국경 간 송금이 가능한 채널을 구축했으며, 일본의 금융 대기업인 SBI 그룹 역시 6월, 블록체인을 활용한 국제 송금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BTC)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의 경우에도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국제 송금 수수료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9월 실험을 통해 CBDC를 활용한 국제 송금이 비용과 속도 측면에서 상당한 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10월 25일 나이지리아가 CBDC인 ‘e나이라(eNaira)’를 발행하자 국제통화기금(IMF)은 11월 16일 보고서를 통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하는 240억 달러(한화 약 28조 원) 규모의 송금 수수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해외송금 실험과 관련해 “이번 기술검증은 은행 코어 시스템 연동과 원화 정산 프로세스가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실제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검토가 필요하지만 이번 기술 검증을 토대로 블록체인 기반의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라고 밝혔다.